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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혹 [달얀]

あかいいと 2012. 5. 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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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국내선을 타고 지중해로 이동.
국내선 비행기가 야간버스에 비해 (구간에 따라) 두서너 배에서 대여섯 배는 비싸지만,
6박 7일 동안 터키의 반을 돌아봐야 하기에 비행기로 고고-

 Depart  Arrive
 인천 / INCHEON Intl Arpt (ICN)  이스탄불 / Turkey Ataturk Aprt (IST)
 23:50 27 APR  05:45 28 APR
 이스탄불 / Turkey Ataturk Aprt (IST)  달라만 / Dalaman Mugla Aprt (DLM)
 06:55 28 APR  08:15 28 APR


[터키 국내선 이동 Tip] 

 *. 이스탄불 공항에서 국내선 트랜스퍼하기 
    : 이스탄불에서 달라만(또는 터키의 다른 도시)으로 바로 이동할 경우,
     국제선에서 짐 찾아서 국내선 수속하고 짐 부치면 시간 내에 트랜스퍼할 수 없다.
     인천공항에서 수속할 때 이스탄불-달라만 구간도 함께 발권하고 수하물은 최종 도착지에서 찾으면 된다.
     단, 달라만 공항의 경우 국제선 트랜스퍼로 부친 짐은 국내선 청사에서 부친 짐 찾는 곳에서 받을 수 없다.
     수하물 벨트 앞에서 당황하지 말고 공항 직원에게 국제선 티켓을 보여주면 짐 찾는 곳까지 버스를 태워준다.
 
*. 터키 국내선 항공권 예약 
    : 티케팅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한국-터키 구간을 터키 항공으로 이용할 경우 항공사에 '연결편'으로 요청하면 훨씬 싸게 국내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역시 이래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하나보다.



달라만 공항에서 짐도 무사히 찾았고, 달얀으로 가야지.
그런데 워낙에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온 여행이라 공항에서 달얀까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공항인데 공항버스는 있겠지?
천만에. 하바쉬 공항버스는 페티예만 간다.
다음 여행 때는 여행책을 씹어먹고 가리라.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그나마 마음이 놓이는 것은 택시 요금이 정액제라는 것-
터키 리라(1 TL=630 원) 외에 유로나 달러도 받는데,
대충 계산해봐도 유로나 달러로 계산하는 것보다 터키 리라로 내는 것이 1~2만원 정도 싸다.



이제 택시를 탔으니 어디로 가달라고 할지 여행책을 볼까?
이런..우리가 들고온 'ENJOY 터키'에 달얀은 한 페이지도 없다.
일단 택시 기사 아저씨가 세워주는대로 달얀 센트럴에 내렸다.
 
이때부터 생존이라 센트럴 사진은 없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도와줄 사람이 나타난다. 터키 사람들은 정말 눈물나게 친절하다.

달얀 센트럴에는 놀이터가 있고, 놀이터 옆에 경비초소처럼 생긴 미니버스 사무실이 있다.
우리를 발견한 미니버스 회사 직원이 부러 사무실에서 나와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물어본다.
"My friend. No problem."
6시까지만 오면 페티예에 갈 수 있으니 놀다오라면서 선착장 방향과 보트 투어 에이전시 아저씨를 소개해준다.
  
"Private boat tour, 200 TL, but for you two, 180 TL. No problem."
여행책을 보니 일반적으로 보트 투어(점심 포함)가 1인 20~35 TL인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 했더니,
지금은 비수기라 단체 보트 투어 갈 사람이 없단다.
"My friend. 150 TL. No problem."
결국 120 TL에 딜. 에이전시에서 짐도 맡아준다.


우선 장거리 비행이라 씻지 못해서 겸사 겸사 수영복을 챙겨서 진흙 목욕을 하러 간다.
이용료는 5 TL.
캐빈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와서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햇빛에 잘 굽는다.
진흙이 물기 없이 바싹 마르면 노천 샤워실에서 심장이 얼어붙을 것 같은 찬물로 진흙을 씻어내고,
40도 정도 되는 유황 온천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된다.
진흙을 발라 냉탕-온탕 담궜다가 나오니 온몸에서 달걀 노른자 냄새가..유황오리 진흙구이가 된 느낌.






진흙 목욕을 마치고 터틀 비치로 가는 길.
절벽을 파서 만든..무덤이다.
배에서 꽤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도 무덤 모양이 제법 잘 보일 정도로 크고 높다.
절벽무덤은 달얀 외에 페티예에서 보트 투어를 하면 볼 수 있단다.




우리가 가자는대로 가고, 있고 싶은 만큼 있을 수 있어서
단체 보트 투어에 비해 5~60 TL 더 줬다고 억울할 것도 없다..생각했는데 터틀 비치로 가는 길에 단체를 태운 보트들이 출몰한다.
알고보니 우리가 달얀에 도착한 시간이 9시 반. 단체 보트 투어 출발은 10시 반.
비수기여서가 아니라 시간이 일러서 사람이 없었을뿐.
억울해도 이미 늦었다. 현지 투어는 무조건 선불이다.


선착장에서 40분 정도 갈대숲 사이로 꾸불꾸불하게 흐르는 강을 따라 바다까지 내려가면 하얗고 긴 백사장이 나온다.
6월과 7월 사이에 이 고운 백사장으로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온다해서 터틀 비치라고도 하는데,
모래가 너무 고와서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간질간질하다.


위성 지도 크게 보기는 클릭.
클릭 후 레이어 창 좌상단 확장 버튼 클릭하면 원본 사이즈 [1180*640] 보기 가능
[Turtle Beach on Google map]

입장료는 3 TL.
배에서 내릴 때 입장료만 내면 비치파라솔과 썬베드는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터키 항공에서 주는 허니문 케이크도 마다하고 비행기에서 내리 잤는데
모래에 발을 묻고 썬베드에 누워 다시 잠이 들었다.
따뜻한 햇빛에 부드러운 바람에 비릿하지 않은 바다 냄새,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4월말이라 아직 물이 차가워서 백사장에 누워 낮잠만 실컷 자다가, 고대 도시 유적지인 <Kaunos(카우노스)>로.

보트를 대는 곳에서 카우노스까지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걷다가 발견한 양귀비꽃, 일명 겐조 플라워.
양귀비꽃이 길가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것이 신기해서 찍었는데,
터키는 어딜가나 양귀비꽃 천지-






고대도시들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는 카우노스 원형 극장.



원형 극장 나무 그늘에 앉아서 팜플렛을 보던 최서방이 도시 기원 신화에 대해 들려주기를,
밀레토스에게 쌍둥이 남매, 카우노스와 비블리스가 있었는데,
비블리스에게 러브 레터를 받은 카우노스가 역겹다고 화를 내며 집을 나와 이곳에 도시를 세웠다한다.
이거야 원..막장 드라마는 동서고금이 없구나.




기원전 9세기 고대 유적인데, 사방팔방 동물들이 뛰어다닌다.
산양, 당나귀, 소까지.







절벽 끝자락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꿈쩍도 않는 산양 떼들을 본 최서방이,
"얘들은 사람을 안무서워하나봐"라며 다가갔다가 기겁한 산양들이 절벽으로 몸을 던질 뻔했다는 슬픈 이야기-




120 TL 보트 투어를 마치고 나서야 든 생각은,
1인 35 TL짜리 단체 보트 투어에서도 주는 점심을 못얻어먹고 4시까지 굶었다는 것.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울하다.


그나마 손님이 있어보이는 선착장 레스토랑 <OKYANUS>에서 터키에서의 첫 식사를-
스페인 네르하에서 먹은 것도 비슷했는데, 유럽 오징어 튀김은 입힌 듯 안입힌 듯한 튀김옷이 특징.
Fried Calamary 15.5 TL. 맛있다 맛있다.



아다나(지역)식 케밥인데 그 이후에 파묵칼레-카파도키아-이스탄불 등지에서 먹은 케밥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Adana Kebap 14.5 TL.
비싸도 맛있다 맛있다. 비싸니까 맛있나..?





달얀은 서유럽 사람들, 특히 영국과 프랑스 사람들이 여름 휴양지로 찾는 터키 지중해의 아주 작은 마을.
그런 이유로 영어나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하는 마을주민들 덕분에 여행책 없이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다.
다만 서유럽 사람들에게 유명한 휴양지이니만큼 이스탄불보다 비싼 물가가 흠이라면 흠이다.
달얀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 커플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어딜 가나 주목 받았다.
심지어 레스토랑 직원이 "여기서 일한지 12년 만에 동양인 처음 봤다" 할만큼 동양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휴양지.
터키에서 은둔형 휴가를 원한다면 달얀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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