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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오늘은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신사동에서 외부 교육을 받는 날. 점심 때는 따뜻하기까지 했는데 교육이 끝날 즈음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로 돌변했다. 아주 잠깐 택시를 탈까 생각했지만 '차 없이는 외출도 못하는 여자' 또는 '다리가 퇴화된 인간'이 되어가는 듯하여 지하철을 타기로 결심. 나오면서 카드를 찍는데 갑자기 뿌듯하고 이상한 기분이 몰려온다. 신사에서 집까지 족히 2만 원은 나왔을 택시비를 아꼈다 생각하니 스스로 자랑스러운 생각까지 든다. 그렇게 흐뭇한 마음으로 지하철역을 나서는데 프레지어가 2천 원. '그래 2만 원이나 아꼈는데 2천 원짜리 꽃은 살 수 있는거 아니겠어?' 프레지어 두 단을 사들고 흐뭇하고 기쁜 마음으로...눈을 맞으며 집에 왔다. 3월 말에 웬 눈인가 싶기는 하지만 ..
창립기념일이라 더 늑장 부릴 수 있는 날인데 같이 점심 먹으러 회사 앞까지 찾아온 현정. 그리고 생일 선물 good ovening cupcake! 내 취향을 남편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당신이라 사랑할 수 밖에 없구나.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굿오브닝 컵케이크- 초코 컵케이크는 내꺼. 팀 여자분들 하나씩 나눠드리고, 깨알 같은 하트가 올라가 있는 민트 컵케이크는 선아에게- [선아의 감사 메세지] 역시 컵케이크는 굿오브닝이라며. 아메리카노랑 참 잘 어울린다며. 맛있게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토요일에는 시댁에서 케이크, 일요일에는 신랑이 만들어준 케이크, 월요일에는 팀원들이 준비한 케이크. 오늘 컵케이크까지.. 생크림이 모세혈관까지 퍼져있는 느낌. 당분간 케이크는 자제 좀..
느긋한 주말 데이트..라고는 해도 실상은 오피스텔 1층 파리바게트에서 벽 뚫는 공사를 하느라 드릴 소리에 망치 소리에.. 머리가 울리고 심장이 두근대서 대피하듯 집에서 나왔다. 둘 다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다보니 한남동으로. 평일에도 질리게 오는 한남동이라 주말에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지만, 가로수길, 삼청동, 홍대..서울 시내에 괜찮다싶은 카페가 있는 곳은 대부분 인파에 몸살하기 십상. 주한멕시코 대사관 옆으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면 보이는 하얀 건물 1층 플라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약간 습한 공기와 갖가지 꽃과 풀내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화원 같은 곳. 체감하기에는 아직 겨울인데, 봄이 만개한 것 같은 카페 내부. 그래서 카페 이름도 blüte(..
핸드 드립으로 천천히 내린 커피 향이 가득한 휴일 아침- 이번에 산 원두는 Kenya AA. 가장 유명하고 구하기도 제일 쉬운데 이제야 100g 구입. 평소의 휴일이나 주말 아침이면 신랑이 드립해주는데 어제 회식으로 못 일어나고 있는 신랑을 대신해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같은 원두를 쓰는데 신랑 커피와 내 커피는 맛이 다르다. 아직 바디와 밸런스까지 감별해가며 먹을 재주는 없어도, 확실히 '손맛'에 따라 커피맛이 달라지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고작해야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아메리카노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외출하면 근처 로스팅 가게 찾느라 바쁘고, 핸드 드립 카페에서는 원두 고르는데 집중하게 된다. 모두 부모님과 신랑의 영향. 부모님이 핸드 드립 커피에 열광하게 된 건 ..
콰트로를 사고 란도리 때보다 주차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당연하게도. 어느 날처럼 주차라인 양쪽으로 10cm씩 공간을 남기고 예쁘게 주차를 해뒀는데.. 아침 출근길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이 지경이 된 콰트로를 보고 주저앉을 뻔했다. 상처만 나도 속이 쓰릴 새 차인데 범퍼는 찢어진데다 휀다까지 움푹 패여있다니.. 게다가 하필 주차한 곳이 CCTV 사각지대여서, CCTV 세 대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범인은 찾을 수가 없었다. 콰트로의 처참한 모습. 말로 다 할 수 없이 속상하다. 범인을 못잡아서 결국 자차 보험 처리하기로 하고 서비스 센터에 보냈다. 이 상황에 다행이라는 소리가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우디 서비스 센터는 지금까지 다녀본 공업사의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내 차를 확인한 접수처 ..
어렸을 때 "오늘은 뭐 먹을까?", "무슨 반찬 해먹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엄마. 그 혼잣말 같은 물음은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올 수록 더 빈번해졌다. 그리고 마치 결심이라도 한듯한 엄마는 동네 슈퍼에서 간단한 장을 보고 저녁을 차렸다. 엄마가 옆에서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무슨 반찬을 해야 할지 귀찮을 정도로 물어볼 때면, 대충 아무거나 해서 먹으면 되지 무슨 고민을 저렇게 매일같이 하나 싶었다. 세상에 저녁 메뉴 말고도 고민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이제 내가 그 고민을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그때 엄마 마음이 조금은 이해된다. 세상 사람들 모두 같은 고민을 하는가보다. 오죽하면 [오늘 뭐 먹지] 어플리케이션이 나왔을까. 그나저나 아직 점심도 먹기 전인데 벌써부터 같은 고민이 시작된다. ..
는 와 같은 그룹에서 운영하는 리조트. 거리상으로도 가까워서 셔틀보트로 5분 정도.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매 2시간마다 셔틀보트 운행. 앙사나 리조트 해변을 걷다 발견한 "JUST MARRIED" 우리도 신혼 부부지만 이렇게 써놓은 신혼 부부가 왠지 귀엽게 느껴져서 슬며시 웃음이. 비어있는 듯 보여서 찍어본 앙사나 이후루 빌라 외관- 그리고 동시에 "우리 리조트가 훨씬 좋구나"라고 외침. 섬 한 바퀴 돌아보는데 넉넉잡고 10분 소요. 게다가 앙사나 이후루는 산호 해안이 넓지 않아서 스노클링하기에도 좋지 않은 환경. (앙사나 이후루 투숙객들이 왜 스노클링 장비 가지고 건너오는지 바로 이해됨) 다 돌아보고 더는 할 일도 없는데 2시간에 한 대씩 있는 셔틀보트로 돌아가려면 대략 한 시간 ..
몰디브 섬만큼 많은 리조트 가운데 Banyan Tree-holic인 우리 커플이 선택한 우리 커플에게는 특별한 Banyan Tree. 함께 한 첫 해외 여행, 루프탑 바에서 방콕 야경을 내려다보며 와인을 마셨던 로맨틱 데이트 노란 단풍 든 가을 날, 서울 야경이 아름다운 객실을 빼곡히 채운 손편지로 고백한 프로포즈 그리고 신혼 여행 4박 5일동안 머물렀던 14호실. 방이름은 DHIDHA MAS. 목각판에 있는 열대어를 부르는 몰디브어. 빌라 내부는 오롯이 두 사람만을 위한 공간. 안쪽 정원에는 야외 샤워실과 자쿠지가 있고, 해변으로 통하는 바깥 정원에는 휴식을 위한 방갈로와 빌라 다이닝 테이블이. 세심한 배려와 대접에 머무는 동안 Chilling을 넘어 Healing되는 느낌. 레몬 그라스 향이 나는 아..
지상 마지막 천국 몰디브. 느긋하고 더디게 흐르는 시간에 사진 찍을 의지마저 상실되는 곳. 발끝으로 투명한 바다가 보이는 하얀 린넨 침대 위에서 게으른 늦잠. 잠에서 깨면 신랑의 긴 속눈썹과 하얀 얼굴이 눈 앞에 보이는 아침. 식사 시간마다 산호 모레 위에서 대접 받는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들. 바다 거북이와 파도 타며 헤엄치기, 강아지처럼 떼쓰는 가오리 밥 주기, 사람 좋아하는 앵무새 무등 태우기.. 그것마저도 귀찮고 힘들어지면 방갈로에서 책 읽다 잠들기. 쉬고 또 쉬다 남의 손까지 빌어 쉬어볼까 싶을 때는 SPA로. 좁은 비밀통로를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은밀한 야외 정원. 2시간 남짓 계속되는 마사지와 아로마 테라피- 한낮의 휴식을 조금도 방해하지 않는 손길과 나직한 음악. 그리고 그 어떤 휴식보다 달..
[Prologue] 일생에 단 한 번이라는 신혼 여행. 회사 다니면서 이렇게 긴 휴가를 얻기가 힘들어서 혹자는 배낭 여행으로 유럽 일주를 한다는데 달리 생각하면 회사 다니면서 유일하게 게으른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어서 휴양지로 결정. 피지는 1월이 우기여서 안되고, 뉴칼레도니아는 월요일 출발 일정 밖에 없어서 안되고, 태국은 이미 함께 다녀와서 안되고. 안되는 곳을 제외하다 보니 남은 곳이 신혼 여행의 메카 몰디브. 사실 피지든 뉴칼레도니아든 몰디브든..둘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았으니까. [항공일정] Depart Arrive 인천 / INCHEON Intl Arpt (ICN) 09:00 16 JAN 싱가폴 / SINGAPORE Changi Aprt (SIN) 14:35 16 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