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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일식] Okuzono/오쿠조노

あかいいと 2023. 1.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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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다. 뭔가에 꽂혀서 꼭 그걸 먹고야 말겠다는 결심이 서는 날. 뜬금없이 오차즈케에 꽂혀서 자카르타 일식당을 이 잡듯이 뒤져 찾아낸 <Okuzono(오쿠조노)>. 세노파티를 오가며 '저런 이자카야도 있군' 하고 지나쳤는데, 여기서 오차즈케를 팔 줄이야.

 

들어가자마자 여긴 아닌가..싶었던 식당 내부. 이때가 무슨 마츠리 기간이랬는데, 내 눈에는 그냥 서낭당.

실내 장식이 서낭당이거나 말거나, 여기 차즈케는 밖에서 굿을 해도 모를 맛. 차의 간도 적당하고, 통통한 새우 튀김 바삭하고, 직접 만든 유즈 코쇼가 오쿠조노의 킥.
차즈케는 말 그대로 차에 말아 먹는 밥 한 공기가 전부라서, 같이 주문한 함박스테이크. <ちどり(치도리)> 함박스테이크도 제법이라 생각했는데 진짜가 나타났다.

(L) Ebi kakiage chazuke IDR 75K++ Shrimp kakiage tempura chazuke rice ㅣ (R) Sumiyaki hamburg with Ponzu sauce IDR 95K++ Charcoal grilled hamburg with ponzu sauce

우동도 맛있고, 오니기리에 아낌없이 얹은 명란젓 보세요. 사진은 실종됐지만, 관자튀김우동보다 가벼운 유부우동이 더 내 스타일.

(L) Hotate kakiage udon IDR 80K++Scallop kakiage tempura udon ㅣ (R) Mentaiko tea butter yaki-onigiri IDR 60K++ Grilled rice ball with mentaiko and tea butter

런치 세트는 넉넉하게 오후 3시까지. 메뉴의 원래 가격에 만 루피아만 더 내면 차랑 미소시루를 더 주는 정도지만, 그래도 어차피 차(물)는 마셔야 하니까 세트가 살짝 이득. 런치 메뉴를 이것저것 다 먹어본바, 사진 순서대로 추천.
살만 바른 고등어구이에 명란젓 한 숟갈 올린 사바 멘타이코 돈부리. 약간 짜도 생선구이는 귀하니까 참아줄 만하다.
배가 아주 고픈 날은 닭튀김을 수북하게 쌓아주는 치킨 난반 돈부리. 타르타르소스 때문에 느끼할 수 있으니 소스는 따로 달라고 하는 게 좋다.
수란을 올려 먹는 불고기덮밥, 비프 스키야키 돈부리. 맛은 있는데 소고기가 너무 조금이라 맨밥이 남는 게 문제.

(L) Saba mentaiko donburi IDR 105K++ㅣ (M) Chicken nanban donburi IDR 85K++ㅣ (R) Beef sukiyaki donburi IDR 95K++

요즘 내 고정 메뉴, 카레 함박스테이크와 뚝배기 불고기, 일명 뚝불. 오쿠조노가 집 바로 앞에 있었으면 일주일 내내 이 메뉴만 먹어도 살 수 있겠다 싶을 정도.

(L) Curry nikomi hamburg IDR 95K++ㅣ (R) Niku tofu nabe IDR 80K++

가끔 이유 없이 진 빠지는 날은 장어 앞으로. 장어 딱 세 조각 나오는 런치 메뉴 장어덮밥(우나기 타마고 돈부리) 말고, 히츠마부시 솥밥 말이오. 장어도 잘하고 차즈케도 잘하는 집이니 그 둘이 합쳐진 히츠마부시는 얼마나 맛있게요.

Unagi hitsumabushi takikomi IDR 350K++ Unagi hitsumabushi pot cooked rice
Okuzono_Menu.pdf
8.24MB

구구절절 전화나 톡으로 예약해야 하고 단체석 위주인 자카르타 한식당에 비해, 모바일로 예약할 수 있고 혼밥하기 편한 일식당. 한식집에선 떡볶이가 만 3천 원에서 2만 원 정도 하는데, 8-9천 원 하는 런치 세트를 보면 먹기도 전에 속이 편안해 지는 기분. 가격이 아무리 사악해도 한식을 안 먹을 수는 없으나, 대안 식당으로 이보다 더 훌륭할 수 없는 오쿠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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