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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used

あかいいと 2009. 10. 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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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그녀.
나보다 세네살 어린 그녀는 푸른색 밴틀리 컨버터블을 타고 다닌다.
그래서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밴틀리女'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장인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금요일 아침,
오늘은 밴틀리가 아닌 BMW에서 내리는 트레이닝 복 차림의 그녀. 
아..그녀는 차가 두 대다.
남들은 평생 가도 한 대 사기도 힘든 수준의 차를 번갈아 타고 다닌다.

금요일 아침 출근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든다.
뭐하는 집 딸인지 굳이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일도 하지 않는 스물다섯 여자 아이가 무슨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길래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월요일부터 계속된 야근에 소금에 절여진 배추 마냥 온몸이 축 쳐지는데
그러고도 지각할까봐 한손에 사과 반쪽 들고 허겁지겁 뛰쳐나오는 나는 무언가 잘못된걸까. 
그럼에도..하루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식사나 한끼 같이 할까 싶어서 전화하면 반색하며 달려나오는 그녀의 일상이 행복하긴할까.

나는 부족함이 없이 자랐다고,
대출 이자며 이것저것 다 떼고 남은 박한 월급에서 다만 얼마라도 기부금으로 내놓던 내가,
그런 일을 할 주제는 되는지 생각하게 되는 아침..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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