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네덜란드 암스테르담 (8)
Life well travelled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사는 동안 먹을 치즈의 절반은 먹은 것 같고, 그래서 치즈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프랑스. 때문에 큰 기대 없이 테이스팅이나 할까 해서 지나는 길에 들러본 그런데 이 가게, 둘러보니 치즈가 한 종류 뿐이다. 한국에서 고다 치즈라 부르고 이곳에서 하우다 치즈라고 부르는 Gouda. 페스토, 파프리카, 와사비, 루콜라 등 다양한 맛이 첨가된 치즈가 있지만, 그 역시 고다 치즈. 어떻게 한 종류의 치즈로 매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면 숙성 기간에 따라 치즈 중간에 둘러 있는 띠의 색이 다르다. 짧게는 4개월부터 길게는 36개월까지. 270/480/960 gram으로 잘라 팔고, 자르지 않은 홀 치즈는 16kg. 그리고 더 자세히 살펴보니 고다 치즈 외에 고트 ..
호텔 컨시어지에서 일하는 젊은 친구와 암스테르담의 마이크로 브루어리 얘기를 하다가 개인적으로 꼭 추천해주고 싶다고 해서 찾아 가본 잔세스칸스까지 가지 않고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풍차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De Gooyer(드 후이어) 풍차는 네덜란드에서 제일 높이가 높은 목조 풍차인데,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아서 들어가 볼 수는 없다. 그래도 500년 된 풍차 옆 브루어리라니, 맥주에 취하기 전에 운치에 취하게 생겼네. 이제 겨우 오후 3시, 따뜻한 날씨가 아님에도 노천 테이블에 빈자리 하나 없을 만큼 사람들이 많다. 실내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기다림과 갖은 고생 끝에 주문한 Plzen 한 잔은 2.8 EUR. 앉을 자리는 고사하고 스탠딩 테이블에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서 결국 브루어리 기념품 ..
Rijks Museum(레이크스 뮤지엄/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네덜란드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미술관의 영향을 받아, 고유하고 진정성 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언. 그 짤막하지만 묵직한 철학 덕분일까. 2014년 11월 오픈 이후 4년도 안 되어서 2017년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 리스팅되었다. 위치는 미술관에서 그 유명한 Iamsterdam 조형물로 가는 길의 오른편 별관, 미술관 내부에 있는 카페와 헷갈리지 말 것. 미술관 옆 레스토랑이어서 아주 고전적일 거라는 예상을 엎고, 모던함의 끝을 보여주는 내부 인테리어. 모든 직원이 청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더 신선하다. 단 한 명, 영화배우처럼 생긴 슈트 차림의 남자가 와서 말을 건넨다면, 그 사람이 ..
Gebr.는 Gebroeders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Bros., Paul Hartering, Niek Hartering 형제가 하는 레스토랑 그런데 예약이 정말 해도 너무하게 어려워서, 혹시 조금 늦은 시간에 예약된 테이블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 시간 전에 비워주는 조건으로 겨우 예약 성공. 제대로 된 홈페이지도 없는 레스토랑에 예약이 이렇게 어려운 건 현지인들이 많다는 뜻, 그렇게 생각하니 더 가보고 싶어졌다. 레스토랑에 손님 테이블이 딱 이만큼인데, 그보다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 키친. 시간 내에 테이블을 비워줘야 해서 아쉽게도 와인 패어링 대신 필스너 한 잔으로 만족. 빵 맛이 독특해서 레스토랑에서 직접 빵을 굽는지 물었더니, 예전에는 레스토랑 안에서 직접 굽다가 지금은 본인들의 레시피로..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시절, 그러니까 2003년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셰프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당사자가 아닌 다음에야 추측일 뿐이지만, 그 비극의 이유가 미슐랭 별 때문이라는 소문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뉴스에도 오르내렸다. 그리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의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 영화, 2015년 개봉한 미슐랭 스타와 관련된 무수한 이야깃거리에 하나를 더 추가한 셰프가 바로 Ron Blaauw. 2004년, 2005년 미슐랭 1스타였다가 2006년 별을 하나 더 추가해서 2013년까지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이었던 를 돌연 정리하고, 그 자리에 더 캐주얼한 컨셉으로 오픈한 레스토랑이 지금의 하지만 이 셰프는 별을 달 운명인건가, 역시 2017년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
플라망어-벨기에 북부 지역에서 사용되는 네덜란드어-로 프랑스의 도시 'Lille(릴)'을 뜻하는 레스토랑 이름처럼 플랑드르 풍의 프렌치 레스토랑 플랑드르 풍의 프렌치라니 들어도 모르겠지만, 저녁 9시 반 테이블도 며칠 전에 간신히 잡았을 만큼 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핫한 레스토랑이니까 일단 가서 먹어보기로. 오픈 키친이 대세이긴 해도 이렇게 경계 없는 오픈 키친이라니. 사진에서 앞 테이블 사람이 가린 오븐에 닭이 몇 마리 돌아가고 있는지까지 훤히 다 보인다. 식사하는 테이블 바로 옆, 손 닿을 거리에 술이며 커피 머신이 있으니 셀프 서빙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식전빵과 함께 소시송을 내주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맛있고 난리. 소시송은 어김없이 맥주를 부르고. 아뮤즈 부쉬는 생선 요리였는데, 아무리 천천..
암스테르담에서 세상 핫하다는 마이크로 브루어리, 하지만 규모가 워낙 작아서 현지인에게도 생소하다는 편의상 한글로 브루어리라고 적었는데, 네덜란드어로는 이라고 발음하니 찾아가실 때 참고하시길.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라 위치가 좋다고 생각했건만, 막상 구글맵을 켜고 찾아가 보니 엄한 분위기의 홍등가와 들쩍지근한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하는 거리를 지나 어디 이런 골목에 브루어리가 있을까 싶은데 여기 있네? 좁고 어두컴컴한 골목 안에 이렇게 밝고 활기찬 펍이라니.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앉을 자리가 없어도 벽에 기대서서 마시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내가 자리에 앉아 Pils 한 잔을 비우는 동안, 족히 백 잔은 될 것 같은 맥주를 뽑아내는 아저씨는 탭 장인. 메뉴는 이렇게. 예전엔 암스테르담 출신의 유명인..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첫날, 레스토랑을 알아볼 시간도 없고 예약을 하기도 늦은 시간.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조리법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고 재료만 좋으면 되는 음식점을 찾는 것. 블로그 리뷰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호텔 컨시어지에서 일하시는 나이 지긋한 직원분 추천을 믿고 가본 암스테르담에 세 군데 지점이 있는데, 시간도 늦었고 지점을 타는 요리도 아니라서 호텔과 가장 가까운 Ferdinand Bolstraat 32 선택. Heineken Experience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고 걸어서 5분 거리. 해산물 음식점이라기엔 비린내 하나 안 나고, 카페라고 해도 믿을 밝고 환한 화이트톤 인테리어. 이곳 레어템은 바로 식전빵에 같이 나오는 이 버터. 버터에 해초가 들어있어 바다맛이 난다. 탈리스로 국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