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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PASSAT

あかいいと 2010. 2.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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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드림카가 있다.

갓 스무살 때부터 드림카였던 Audi A6는 동생이 먼저 사버렸고,
여자인 내가 몰기에 크기도 너무 컸다.
그 이후로는 폭스바겐 PASSAT가 줄곧 드림카였고 갖고 싶었다.
운전을 하다가도 그 차가 옆으로 지나가거나 도로 위에 세워져 있으면 넋 놓고 볼 정도였으니까.

첫 차였던 란도리를 보내고, 올 봄 뉴 PASSAT 입양하려고 폭스바겐에 들러서 컬러까지 정했다.
내가 고른 컬러는 한국에 재입고 될 때까지 두어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는데..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고민했고, 결국 오늘 "안녕 PASSAT" 해버렸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인연이 닿아 알게 된 고3 아이들 세 명이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꿈도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은 4-5km되는 길을 매일 걸어서 등교하고 또 그만큼을 걸어서 집에 온다고 했다.
제일 필요한 게 뭐냐 물으면 너무 금방 닳아서 떨어지는 운동화가 많이 필요하다고.
그런 아이들이 올해 대학을 가야하는데..아이들은 부모님이 없고 지금 돌봐주시는 분은 아이들 등록금을 마련하실 수 없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차례차례 입학하고 졸업하면서 단 한번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싸다는 사립 대학을 다니면서도 학비 걱정을 해본 적이 없으니.
그래서 나는 그 상황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며,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


고민 끝에...잠깐 내 드림카를 접었다.
그러면 세 아이가 후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건 장학금을 받건, 입학은 할 수 있으니..

아주 당분간만 "안녕 PASS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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