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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어요

あかいいと 2010. 6.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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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숨이 곧 넘어갈 듯이 바쁜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에도 모르는 척 할 수 없는 이름의 전화.

"민아, 나 오늘 세차했다"

머리속으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잘했다는 내 말에, 진공청소기로 실내도 깨끗하게 청소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이 줄줄이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빠듯한 일정에 담당자 목이라도 조르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약간은 어이 없고, 한편으로는 세차한 걸 자랑하려고 전화한 녀석이 귀여워서 그냥 웃고 만다.

불 같이 화 내고, 회사 건물 내려앉을 듯이 한숨 쉬다가도
가끔 이렇게 뜬금없이 전화해서 "대청소했다", "설거지했다"면서 보고하는 녀석이 내 화를 삭힌다.



쉴 새 없이 동동거리고, 소리 지르고, 한숨 쉬다가..피식피식 웃는 내가 다른 이들 눈에는 이상해 보일 수도.
그렇지만 별일 아니라도 사람을 웃게 만드는 일이 있는거니까.
그래서 그냥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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