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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Atelier Vivanda Marais/아틀리에 비방다 마레

あかいいと 2017. 4. 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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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란 아드리아,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세계적인 셰프의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고,
<Akrame(아크람)>을 오픈한지 2년 만에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린 81년생 천재 셰프 Akrame Benallal의 세 번째 레스토랑 <Atelier Vivanda(아틀리에 비방다)>
저탄고지 식단으로 본의 아니게 육식주의자가 되어버려서 스테이크 잘하는 곳을 찾던 중에 발견한 보석 같은 레스토랑.







밖에서 보기에도 작았는데, 레스토랑 절반을 그릴과 주방이 차지하고 있어서 테이블은 딱 열 개.
스무 명밖에 들어갈 수 없다보니 미슐랭에서도 "예약 콘테스트가 일어나는 곳"이라고 할 정도.

스테이크집이 미슐랭 Bib Gourmand*이라서 의아했는데, 맙소사 단품도 아니고 스타터, 스테이크와 감자 요리, 디저트 코스 메뉴가 39.00 EUR.
아크람 셰프에게 절을 하고 싶구나.

어떤 고기, 더 정확하게는 소고기 중에 어떤 부위를 먹을지 고민하던 찰나, 하얀 종이에 곱게 싼 고기를 내오는 모습을 포착.
다른 스테이크 고기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큼지막한 덩어리에 시선이 사로잡혀, "저 고기는 뭔가요?"를 건너뛰고 "저 고기 주세요"로 직행.
무의식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이거 다 니 고기"
사진보다 잘 생겼는데 고기에 눈이 멀어 사진을 너무 막 찍어놨네 셰프님아 미안. (Akrame Benallal 셰프 아님 주의)





고기의 정체는 50일 숙성한 홀스타인 양지머리.
1인 코스 메뉴가 39 EUR인데 인당 35 EUR을 추가해야 하는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비싼 고기.
어쩐지 냉장고에서 바로바로 나오는 다른 고기들과는 다르게, 하얀 종이 곱게 싸서 나빌레라 한다 했더니만.
cotê de Bœuf Holstein maturé 50 jour pour 2 pers. (supplément 35 EUR/pers.)

샴페인만큼 청량감 넘치는 비에르 블론드 한 잔 시켜놓고,



스타터로는 망고와 파인애플 설탕 조림 위에 올라간 푸아그라.
청사과와 푸아그라의 궁합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Toast foie gras, Chutney mangue-ananas, Sauce oignons.



또 하나의 스타터, 마요네즈와 커피 거품을 올린 달걀 반숙 요리.
정말 독특하지만 어디선가 먹어본 것 같다 싶었는데, 홍콩 프렌치 비스트로 <ON Dining(온 다이닝)> 시그니처 스타터인 63 ° Eggs와 비슷한 맛과 질감.
이걸 기억해내다니 스스로도 놀랍고 대견하구나.
Œuf mollet, Emulsion mayonnaise-café, Fines herbes.



사이드로 제공되는 감자는 다섯 가지 조리 방법 중 선택할 수 있어서, 가장 무난한 퓨레와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다르팽 주문.
다르팽은 얇게 저미거나 채 썬 감자를 납작한 케이크 모양으로 만든 것.
Purée de pommes de terre/Pommes darphin.

스테이크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샐러드가 웬만한 레스토랑에서 돈 주고 사먹는 샐러드보다 맛있다니요.



스타터와 샐러드만으로도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때, 주인공 등장.
스테이크가 나무 그릇에 담겨나오면 빨리 식을 뿐만 아니라 반쯤 먹었을 때 살짝 올라오는 나무에 스민 피 냄새가 식욕을 떨어뜨려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에서는 그릴에서 구운 스테이크를 나무 그릇에 올려서 그릇째로 오븐에 한동안 굽기 때문에 고기를 먹는 동안 나무가 계속 뜨끈뜨끈.
마지막 한점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디저트는 어디서 먹어도 실패하기가 더 어려운 크렘 브륄레로 마무리.
Crème brûlée.



이곳의 다른 스테이크도 먹어봤지만 한 끼만 다시 먹으라고 한다면 내 선택은 50일 숙성 스테이크.
숙성육을 좋아하는 이유는 지방 부분이 기름지기보다 고소한 맛이 강하고,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들어가기 때문. 결국 많이 먹기 위한 것이었나.

파리에만 Lauriston, Cherche Midi, Marais 이렇게 세 군데, 홍콩, 마닐라, 바쿠(아제르바이잔의 수도)에도 지점이 있는 <Atelier Vivanda(아틀리에 비방다)>
홈페이지는 있으되 예약은 전화로만 받으니 참고하시길. http://www.ateliervivanda.com/

*미슐랭 Bib Gourmand: Since 1955, the guide has also highlighted restaurants offering "exceptional good food at moderate prices," a feature now called "Bib Gourmand". They must offer menu items priced below a maximum determined by local economic standards. Bib (Bibendum) is the company's nickname for the Michelin Man, its corporate logo for over a cent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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