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족자카르타] Fransis Pizza/프란시스 피자 본문
일주일에 단 이틀(금-토), 하루 세 시간씩만 영업해서 예약부터 쉽지 않은 <Fransis Pizza(프란시스 피자)>.
바게트 샌드위치로 유명한 논현동 Comme d'habitude(꼼다비뛰드)가 일주일에 3일, 하루 여섯 시간 영업해서 오픈런도 힘들다 했었는데, 이 피자집에 비하면 상시 영업 수준이었구나.
첫 예약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일단 한번 성공하고 나니 두 번째 세 번째 예약은 이전보다 수월해지고, 단골로 등극하사 예약비도 쿨하게 면제.
하얏트 리젠시 족자카르타에서 택시로 40분 거리의 아주 작은 마을, 웬 가정집 대문에 걸린 손바닥만 한 문패. 여기서 피자집을 하는 사장님도 대단하고, 구글 지도로 거길 찍고 찾아가는 나도 어지간하다.
누가 봐도 가정집. 테이블만 제각기인 것이 아니라 공간 컨셉도 제각각. 그런데 요즘 성수동이나 을지로에서 유행하는 인테리어 느낌이 나는 묘하게 힙한 곳.
셰프가 피자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화덕 옆 피자 바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
5시 정각에 열리는 셰프의 보물 상자, 48시간 숙성 도우 박스.
인원수를 물어보는 일반적인 예약과는 달리, 도우 수를 물어보길래 당황했던 첫 예약. 한 판에 도우 15개, 하루에 딱 4-5판만 만들기 때문에, 인원수가 아닌 도우 수로 예약을 받는다고.
도우뿐만 아니라 온갖 치즈(파르메산 제외)와 페퍼로니, 햄까지 피자 재료는 모두 직접 만든다는 셰프. 이러니 일주일에 이틀밖에 영업을 못하죠..
치즈로 시작하는 식사. 메뉴에 있는 카프레제에 신선한 모짜렐라도 맛있었지만, 그날그날 새로 만든 치즈가 있으면 은밀히 주문 가능. 세 번째 방문에는 후추랑 올리브유 뿌린 생크림 식감의 치즈, 스트라치아텔라 👍🏻👍🏻👍🏻
피자 메뉴에서 절반 정도 먹어본 결과, 원픽은 Beef mortadella pistachio pizza.
쫀득한 모짜렐라, 생크림처럼 녹는 스트라치아텔라 치즈와 고소한 모타델라도 엄청난데, 이 피자의 주인공은 피스타치오.
마르게리타도 참 맛있는데 말이죠, 이거 그냥 포장해 주시고 모타델라 한 판 더 갈게요.
그리고 아래 사진은 나머지 피자의 개인적인 선호도 순.
비프 소시지 > 마리나라 >>>>>> 디컨스트럭티드 마르게리타, 직역하면 해체한 마르게리타. 진짜 메뉴에서 해체해 버리고 싶은 맛. 사장님 이건 아닙니다 ✋🏻
어디서 가더라도 왕복 한 시간 이상 걸리는 지리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몇 판을 먹어도 속이 편안한 숙성 도우와 미친 치즈 덕분에 가고 또 가게 되는 곳. 여기 피자 먹고 난 이후에 자카르타나 발리에서는 피자를 먹고 싶은 생각조차 안 드는 부작용(?)은 덤.
내 최애 모타델라 피자는 아직 정식 메뉴에 업데이트 전이지만, 메뉴 확인은 여기서. https://fransispizza.com/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