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발리/꾸따] Fat Chow Bali/팻 차우 발리 본문
<Aloft Bali Kuta at Beachwalk(알로프트 발리 꾸따 앳 비치워크)> 리뷰를 쓸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호텔 조식이 커피 말고는 별로라서, 알로프트에 묵으면서 조식당으로 애용한 <Fat Chow Bali(팻 차우 발리)>. 이전에 자주 가던 짐바란 템플 힐(Temple hill)점은 팬데믹을 버티지 못하고 폐점, 지금은 본점인 꾸따점만 남았다. 여기라도 버텨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비치워크 뽀삐스 게이트(Popies gate)에서 나와 기념품점과 폐허를 끼고 4분만 걸어가면, 골목이 팻 차우 바이브 그 자체.
출입구에 물리적인 문이 없고, 전면 통창, 반투명 슬레이트 지붕 등 실내인가 노천인가 싶을 만큼 낮에 방문하기는 더운 곳. 그래서 해 떨어지면 손님이 많아지고, 저녁 피크 타임에는 웨이팅 필수.
스탠드형 에어컨이 있는 거실(?) 자리와 벽 쪽 테이블이 그나마 시원.
인테리어로 붙여놓았나 생각했던 문을 열었더니 비밀의 정원이. 자리 안내해 준 직원 말로는 저녁엔 저기 앉으려고 따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코코넛과 탄산수가 없어서 시켜본 모히토(논 알코올)와 그릭 요거트 스무디.
수박화채 같은 모히토는 음료라기보단 후식이고, 그릭 요거트 스무디는 인도 음식점에서 먹었던 망고 라씨, 딱 그 맛.
스타터 메뉴 4개를 각각 시키는 것보다 조금(약 2,500원) 싼 Try them all. 위에서부터 아래로, Mekong rolls-Tokyo prawn-Pandan chicken-Fry spring rolls. 술안주가 필요하면 추천, 식사 스타터로 먹으려면 메콩 롤만으로도 충분.
탕수육 생각하고 시켰는데 돼지고기 덮밥. 홍콩이나 싱가포르 호커 센터 생각나는 맛.
좋은 닭을 잘 구워서 소스 맛이 아니라 육즙으로 먹는 사테.
그리고 팻 차우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팟타이와 똠얌꿍.
Hawker Pad Thai라고 정식으로 메뉴에 있다가 지금은 빠졌지만, 주문은 가능한 히든 메뉴. 인도네시아에서 먹어본 팟타이 중에 최고.
더운 나라 살면서 더운 시간에 밥 먹으러 와놓고 시원한 자리 타령하게 만드는 범인이 바로 똠얌꿍. 에어컨 바람 닿고 팬 돌아가는 자리에서 먹어도 땀 폭발시키는 국물이라, 출입구 앞 테이블 같은 곳에서는 주문 포기. 태국 현지 똠얌꿍에 비해 시큼한 맛은 덜하고, 코코넛 밀크 듬뿍 들어간 국물이 부드러워서 해장으로 딱.
'발리에서 태국 음식이 웬말이냐', '팟타이를 8천 원 주고 먹을 일이냐' 이런 생각이 든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아시안 음식점이라 쓰고 태국 음식점이라 읽을 만큼 태국 음식이 맛있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