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사람은 일을 해야만 행복할까 본문

TALK/simplog

사람은 일을 해야만 행복할까

あかいいと 2009. 4. 23. 16:06
728x90
요즘 일주일에 두어번은 청년 실업, 거리로 내몰리는 40대 가장들 기사가 다음탑에 올라온다.
하긴..기사로 접할 만큼 먼 이야기만도 아니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도 3년 동안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하다가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지인의 이야기.
대학 졸업 후 1년 간, 봉사활동을 하며 틈틈히 인턴으로 일하다가 겨우 추천 받아 계약직으로 입사했다는 회사 직원 이야기.

청년 실업자 120만 명에게는 "사람은 일을 해야만 행복할까?"라는 내 물음이 배부른 소리로 들릴까.

나도 한때는 일할 곳만 있으면 죽도록 몸이 부서지게 일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오죽했으면 "인생 목표가 과로사"라고 말할 정도였을까.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정말 나는 죽도록 일할 수 있게 되었다.
2006년 월드컵, 한국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아침 8시부터 다음날 6-7시까지 일을 하고 나면 등 뒤에서 동이 트더라.
2008년 아고라, 미국산 쇠고기로 시청이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주 7일/스무시간 근무로 나는 말라죽어가더라. 
그리고 2009년, 매일 새벽 한두 시 사무실 불을 끄고 퇴근하면서 다시 한번 묻게 되었다.
"사람은 정말 일을 해야만 행복하냐"고.
 
사람들은 대답했다.
"지금 그만두면 안돼. 지금이 얼마나 커리어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인데."
"사람은 일을 해야돼. 노는 것도 한계가 있지."
"놀아도 돈이 있어야 노는거야."

커리어 따위 상관 없다.
주위에서 커리어로 성공한 사람들치고 가정에서 행복한 경우 정말 극히 드물게 봤다.
내가 CEO를 해먹을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나는 팀장 욕심조차 없으니까.

노는 것도 한계가 있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직장을 그만 둔다는 의미이지 정말 백수가 되어 놀겠다는 것은 아니다.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도 있고, 번역이나 과외를 할 수도 있는 거다.

제일 큰 문제는 마지막 대답이다. 돈.
영화 "thank you for smoking"에서 담배 회사 로비스트로 나오는 주인공에게 여기자가 물었다 왜 이런 일은 하느냐고.
남들 설득하는 입 하나로 먹고 사는 주인공에게서 멋있는 대답을 기대했지만 그의 대답은 정말 미치도록 씁쓸했다.
"I just need to pay the mortgage."
나 역시.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에 엉겁결에 집을 하나 지르고, 대출금과 대출 이자를 막기 위해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해야 할까.

이런거 저런거 다 따지고 들면 머리만 아프다.
아침 7시반에 일어나 9시반부터 새벽 1-2시까지 회사에 있다가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잠들고 다시 아침 7시반.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다.

사람은 정말 일을 해야만 행복할까.. 

728x9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