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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2010년 독서 리스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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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하기 때문에 (parce que je t'aime) / 기욤 뮈소
잠이 오지 않아 읽어보려고 손에 잡자마자 동이 틀 때까지 쉬지 않고 읽어내려간 소설.
가벼운 연애 소설일거라 생각하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사람과 사랑과 상처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치밀한 책.
너무 많이 사랑해서 상처 받고, 그 사랑을 지켜주지 못해 상처 받고, 사랑을 지켜보면서 상처 받은 사람들.
각자 다른 이유들로 상처 받은 사람들과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
이 책 덕분에 작가에 대한 무한 신뢰로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도 올해 독서 리스트에 포함.
2. 가스미초 이야기 / 아사다 지로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
여덟 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연결되는 소설의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작가의 전작에 기댄 선택이 너무 경솔했나 생각했지만
책을 끝낸 후 마음 속에는 온기가 돌게 하는 역시 아사다 지로의 책.
라이카 세대에서 펜탁스 세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것들과 그것들을 지켜보며 성숙하는 청춘의 이야기.
특히 여섯번째 이야기 '유영(遺影)'은 그 시대를 겪지 않았어도, 일본 사람이 아니어도 가슴을 저밋하게 한다.
3.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 나가오카 겐메이
이 책을 쓴 사람은 디자이너지만, 이 책은 디자이너만을 위한 책이 아닌
세상의 모든 크리에이터,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오퍼레이터와 크리에이터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경험을 담아 진실되게 표현함으로서 자칫 독설이 될 수 있는 말들을 부드럽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나가오카 겐메이.
どんな時も [人の感じ]というものは、伝れり、蓄積されていくものです。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느낌]은 전해지고 축적된다.
"당신은 진심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담아 일하는 사람인가." 그가 내게 묻는다.
5. 힘들 땐 그냥 울어 / 스즈키 히데코
지나가는 말로 "힘들다"고 말했는데, 며칠 뒤 회사 동료분께서 필요할 것 같다며 선물해 주신 책.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그저 '좋은 말이 잔뜩 있을 것 같은 책'쯤으로 생각했다.
업무 회의나 프로젝트 진행 중에 울분이 올라와서 눈물이 그렁해졌던 때 말고,
슬퍼서 기뻐서 행복해서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안나는 나에게 힘들 땐 그냥 울라니..
사치스럽고 호사스러운 조언 같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던 어느 날.
텅빈 회사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운전대를 붙잡고 마치 세상이 끝난 사람처럼, 더는 지쳐서 울 수 없을 때까지 울어버렸다.
스즈키 수녀님의 글처럼, 눈물만큼 마음에 힘을 주는 것은 없다.
6.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이왕주
대학교 신입생 시절 필수 수강 과목 '철학의 이해' 이해하려 무던히 노력했지만 결국 암기 과목으로 끝나버린 철학.
'철학을 영화에 병치시키다니 무모하다'했다.
7. 빨간 장화 / 에쿠니 가오리
꼬박 일년 정도를 기다린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우리 부부는 권태기"라고 직접 말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외롭고 고독하고 부조화스러운 결혼 10차 부부의 이야기.
그녀 특유의 조분조분한 문체로 말하고 있는 결혼 생활에 대한 진실은,
아직 결혼을 경험해보지 못한 내게 무섭다 못해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혹자는 그래도 이 결혼 생활의 근간에, 쇼조와 히와코가 서로를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한다.
아니. 귀 기울이지 않고 돌보지 않고 바라봐 주지 않으면서 '마음으로는 소중한 존재'를 긍정할 수 없다.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 데 있기보다는 적당한 짝이 되는 데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에쿠니 가오리의 새 소설이었지만, 책 전체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역자 후기의 이 문장 뿐.
8. 고마워요, 소울 메이트 / 조진국
처음 읽었던 <소울 메이트>는 끝나지 않은 책의 느낌이었다.
이별로 상처 받은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그렇지만 결국 두 사람도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테니.
책이 2/3쯤 쓰여지다 만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누군가 책에 대해서 물었을 때 "좋은 책이지만 내 연애에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 했다.
3년이 지나 다시 읽은, 그리고 읽어준 <소울 메이트>
사랑에 대한 완벽한 준비는 없다..지나가는 멋진 사람이 눈에 들어오면 일부러 외면하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와 맛있는 식사를 한번 하고,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며 100미터만 같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면 그 사람이 휴대폰에 찍어준 전화번호를 일부러 삭제하지만 않으면 된다.
정말 그뿐이면 되는건가. 아직도 망설이고 있을 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9. EAT, PRAY, LOVE / 엘리자베스 길버트
주인공이 남편과의 이혼, 애인과의 이별을 겪는 고통으로 시작하는 책의 시작이 썩 유쾌하지 않아서 잡았다 놓았다 했던 책.
그리고 이십여 개 국가가 넘는 여행국 중에 미국 다음으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이탈리아가,
그것도 피렌체나 베네치아도 아닌 로마가 과하게 미화되어 있는 느낌이 싫었다.
그렇지만 팔목까지 긋고 싶었을 만큼 인생의 진창에서 허우적거렸던 그녀가
어떻게 먹고 기도하고 '다시' 사랑하는 것으로 그 고통을 이겨냈는지 궁금해서 오스트리아 출장 길에 챙겨왔다.
살아지는 데에 별로 큰 기대가 없었던 삶에,
악연으로 얼룩진 만남들에(실상 리즈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친구들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다) 지칠대로 지쳐있었을 때
리즈의 펠리페처럼 인연은 그렇게 만나지는 것인가보다.
살면서 우리에게도 어려운 일이 생기겠지만, 그때에도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말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Attraversiamo"
잠이 오지 않아 읽어보려고 손에 잡자마자 동이 틀 때까지 쉬지 않고 읽어내려간 소설.
가벼운 연애 소설일거라 생각하고 시작한 책이었는데,
사람과 사랑과 상처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치밀한 책.
너무 많이 사랑해서 상처 받고, 그 사랑을 지켜주지 못해 상처 받고, 사랑을 지켜보면서 상처 받은 사람들.
각자 다른 이유들로 상처 받은 사람들과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
이 책 덕분에 작가에 대한 무한 신뢰로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도 올해 독서 리스트에 포함.
2. 가스미초 이야기 / 아사다 지로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
여덟 편의 짧은 이야기들로 연결되는 소설의 첫번째 이야기를 읽고
작가의 전작에 기댄 선택이 너무 경솔했나 생각했지만
책을 끝낸 후 마음 속에는 온기가 돌게 하는 역시 아사다 지로의 책.
라이카 세대에서 펜탁스 세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것들과 그것들을 지켜보며 성숙하는 청춘의 이야기.
특히 여섯번째 이야기 '유영(遺影)'은 그 시대를 겪지 않았어도, 일본 사람이 아니어도 가슴을 저밋하게 한다.
2010년 01월 03일 00:54
3.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 나가오카 겐메이
이 책을 쓴 사람은 디자이너지만, 이 책은 디자이너만을 위한 책이 아닌
세상의 모든 크리에이터,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오퍼레이터와 크리에이터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경험을 담아 진실되게 표현함으로서 자칫 독설이 될 수 있는 말들을 부드럽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나가오카 겐메이.
どんな時も [人の感じ]というものは、伝れり、蓄積されていくものです。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느낌]은 전해지고 축적된다.
"당신은 진심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담아 일하는 사람인가." 그가 내게 묻는다.
2010년 01월 31일 01:51
4. 진주 귀고리 소녀 / 트레이시 슈발리에
책이 나온지도 오래되었고
진주 귀고리 소녀의 표정과 그림이 완성 되기까지의 이야기에 전율을 느꼈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왠지 똑바로 보기가 꺼려졌던 책 표지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눈.
아껴두었던 맛있는 과자를 조금씩 꺼내먹 듯,
퇴근 후 잠들기 전 침대에서 조금씩 읽기 시작해서 마침내 오늘 새벽 그림이 완성되었고 그리트는 하녀에서 벗어났다.
잘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 화가가 남긴 작품에 대한 매력적인 픽션과
진주 귀고리 소녀가 정말 그리트라고 믿게 만드는 대단한 필력.
무엇보다 작가가 그리트를 통해 그림을 읽어주고, 그 그림을 책 곳곳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화집(畵集) 같은 소설.
책이 나온지도 오래되었고
진주 귀고리 소녀의 표정과 그림이 완성 되기까지의 이야기에 전율을 느꼈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왠지 똑바로 보기가 꺼려졌던 책 표지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눈.
아껴두었던 맛있는 과자를 조금씩 꺼내먹 듯,
퇴근 후 잠들기 전 침대에서 조금씩 읽기 시작해서 마침내 오늘 새벽 그림이 완성되었고 그리트는 하녀에서 벗어났다.
잘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 화가가 남긴 작품에 대한 매력적인 픽션과
진주 귀고리 소녀가 정말 그리트라고 믿게 만드는 대단한 필력.
무엇보다 작가가 그리트를 통해 그림을 읽어주고, 그 그림을 책 곳곳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화집(畵集) 같은 소설.
2010년 02월 21일 13:09
5. 힘들 땐 그냥 울어 / 스즈키 히데코
지나가는 말로 "힘들다"고 말했는데, 며칠 뒤 회사 동료분께서 필요할 것 같다며 선물해 주신 책.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그저 '좋은 말이 잔뜩 있을 것 같은 책'쯤으로 생각했다.
업무 회의나 프로젝트 진행 중에 울분이 올라와서 눈물이 그렁해졌던 때 말고,
슬퍼서 기뻐서 행복해서 울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안나는 나에게 힘들 땐 그냥 울라니..
사치스럽고 호사스러운 조언 같았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던 어느 날.
텅빈 회사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운전대를 붙잡고 마치 세상이 끝난 사람처럼, 더는 지쳐서 울 수 없을 때까지 울어버렸다.
스즈키 수녀님의 글처럼, 눈물만큼 마음에 힘을 주는 것은 없다.
2010년 06월 10일 01:51
6.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이왕주
대학교 신입생 시절 필수 수강 과목 '철학의 이해' 이해하려 무던히 노력했지만 결국 암기 과목으로 끝나버린 철학.
'철학을 영화에 병치시키다니 무모하다'했다.
스물아홉 편의 영화와 여덟 개의 대분류, 그리고 다시 스물아홉 개의 철학적 사유.
스물아홉 편의 영화 가운데 본 영화는 열일곱 편, 아마 나머지도 영화를 보고 나서 읽었다면 더 이해가 쉬웠을지도.
스물아홉 편의 영화 가운데 본 영화는 열일곱 편, 아마 나머지도 영화를 보고 나서 읽었다면 더 이해가 쉬웠을지도.
<중경삼림 : 망각은 행복의 조건> 633처럼, 아비처럼 나 역시 몽유인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누릴 수 있는 모든 시간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꽉꽉 차게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누릴 수 있는 모든 시간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꽉꽉 차게 누려야 하지 않겠는가.
7. 빨간 장화 / 에쿠니 가오리
꼬박 일년 정도를 기다린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우리 부부는 권태기"라고 직접 말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외롭고 고독하고 부조화스러운 결혼 10차 부부의 이야기.
그녀 특유의 조분조분한 문체로 말하고 있는 결혼 생활에 대한 진실은,
아직 결혼을 경험해보지 못한 내게 무섭다 못해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혹자는 그래도 이 결혼 생활의 근간에, 쇼조와 히와코가 서로를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한다.
아니. 귀 기울이지 않고 돌보지 않고 바라봐 주지 않으면서 '마음으로는 소중한 존재'를 긍정할 수 없다.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 데 있기보다는 적당한 짝이 되는 데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에쿠니 가오리의 새 소설이었지만, 책 전체에서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역자 후기의 이 문장 뿐.
2010년 06월 10일 22:58
8. 고마워요, 소울 메이트 / 조진국
처음 읽었던 <소울 메이트>는 끝나지 않은 책의 느낌이었다.
이별로 상처 받은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그렇지만 결국 두 사람도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테니.
책이 2/3쯤 쓰여지다 만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누군가 책에 대해서 물었을 때 "좋은 책이지만 내 연애에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 했다.
3년이 지나 다시 읽은, 그리고 읽어준 <소울 메이트>
사랑에 대한 완벽한 준비는 없다..지나가는 멋진 사람이 눈에 들어오면 일부러 외면하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와 맛있는 식사를 한번 하고,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며 100미터만 같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면 그 사람이 휴대폰에 찍어준 전화번호를 일부러 삭제하지만 않으면 된다.
정말 그뿐이면 되는건가. 아직도 망설이고 있을 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2010년 06월 11일 23:15
9. EAT, PRAY, LOVE / 엘리자베스 길버트
주인공이 남편과의 이혼, 애인과의 이별을 겪는 고통으로 시작하는 책의 시작이 썩 유쾌하지 않아서 잡았다 놓았다 했던 책.
그리고 이십여 개 국가가 넘는 여행국 중에 미국 다음으로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이탈리아가,
그것도 피렌체나 베네치아도 아닌 로마가 과하게 미화되어 있는 느낌이 싫었다.
그렇지만 팔목까지 긋고 싶었을 만큼 인생의 진창에서 허우적거렸던 그녀가
어떻게 먹고 기도하고 '다시' 사랑하는 것으로 그 고통을 이겨냈는지 궁금해서 오스트리아 출장 길에 챙겨왔다.
살아지는 데에 별로 큰 기대가 없었던 삶에,
악연으로 얼룩진 만남들에(실상 리즈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친구들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었다) 지칠대로 지쳐있었을 때
리즈의 펠리페처럼 인연은 그렇게 만나지는 것인가보다.
살면서 우리에게도 어려운 일이 생기겠지만, 그때에도 내가 당신에게 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말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Attraversiamo"
2010년 11월 12일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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