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자카르타] One Fifteenth Coffee/원 피프틴쓰 커피 본문
마음 편히 걸어다닐 인도도 없고 시도 때도 없는 교통지옥에 오토바이 매연으로 숨도 쉬기 힘들지만, 맛있는 커피를 발견하면 여기도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뭐 지구 어디에 살면 장단점이 없을까.
주말엔 유명 바리스타 카페 찾아다니는 게 일인데, <Morph Coffee Roster(모프 커피 로스터)> 원두를 가져다 쓴다고 해서 방문해본 카페 <One Fifteenth Coffee(원 피프틴쓰 커피)>
본점은 간다리아에 있고, 아주 최근에 생긴 멘뗑 지점.
가정주택을 고쳐 만든 곳인듯한데,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초록초록한 공간. 보기만 해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은 느낌.
일요일 아침 8시에 6명 테이블 하나 빼고 만석이라면 믿을 수 있나요.
이 시간에 여길 오는 나도 나지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확실히 아침형 인간인 듯.
아이스로 마셔도 신맛이 강하게 올라오지 않고 묵직해서 좋은 모프 블렌드.
Iced long black 31,000 IDR.
반숙 달걀과 갈릭 소스 조합이 환상인 이 메뉴가 한화로 4천 원도 안 되는 가격이라 무조건 먹고 보는 아보카도 토스트.
Avocado toast: avocado guacamole, soft boiled egg, whipped garlic sauce, sourdough 50,000 IDR.
Tarte flambee: Alsatian tarte, sour cream, onion, deep fried egg, puy lentils, rocket, avocado 65,000 IDR.
+ pork bacon 7,000 IDR.
Eggs benedict: poached eggs, hollandaise sauce, sautéed mushroom, choice of toast 70,000 IDR.
신선한 과일 듬뿍 올린 아사이 볼도 맛있긴 한데, 다른 음식들과 비교하면 가성비 제일 안 나오는 메뉴.
아사이 볼은 발리에서, 발리까지 가기 어려울 땐 <Berry Well(베리 웰)>에서.
Acai bowl: acai, papaya, mango, banana, strawberry, cinnamon, homemade amaranth granola 90,000 IDR.
다음엔 먹어봐야지, 하고는 아직 한 번도 못 먹어본 파운드 케이크와 파이들. 올 때마다 새로운 음식 먹어보느라 너희 차례가 오긴 올까 모르겠구나.
신나게 먹고 마시고 놀다가 마지막에는 항상 원두 쇼핑. 에어로프레스로 내려도 맛있다고 추천받은 자바 따네우 순다 아로마니스.
Java Taneuh Sunda aromanis whole bean 250g 180,000 IDR.
커피나 한잔 마셔볼까 하고 들렀던 카페가 이제는 일요일 아침마다 출석 도장 찍는 곳으로.
일요일 두 번 끼고 한국 갔다 와서 지난 주에 들렀더니, 바리스타와 매니저가 생각보다 훨씬 반갑게 맞아줘서 조금은 놀랍기도.
무엇보다 평일에만 영업하는 <Morph Coffee Roster(모프 커피 로스터)> 커피를 주말에도 마실 수 있고, 일본인 셰프가 내놓는 음식들도 하나같이 맛있어서 간단히 식사하기에도 좋은 곳.
평일 낮에는 유모차 부대에, 일요일 아침에는 자전거 부대에 점령당해 빈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간 적도 종종 있지만, 이번 주 일요일도 아침 커피는 여기서 마실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