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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울루와뚜] Six Senses Uluwatu Bali/식스 센스(센시즈) 울루와뚜 발리 본문
2022년 연말 기나긴 발리 체류의 시작은 이랬다. 브라우징하다가 연말 <Six Senses Uluwatu Bali(식스 센시즈(한국에선 통상 식스 센스로 써서 이하 식스 센스) 울루와뚜 발리)> 1박이 IHG 6만 포인트에 나온 시스템 오류 발견. 이것을 특가나 프로모션이라 하지 않고 시스템 오류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식스 센스 울루와뚜는 평수기 평일 1박에도 13만 포인트가 넘고, 가끔 프로모션할 때에도 10만 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총 24만 포인트로 12월 28일부터 2023년 1월 1일까지 극성수기 4박 예약.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다시 확인해보니 1박 13만으로 롤백, 하지만 내 예약은 그대로. 풍악을 울려라~♩♪♬
12월 28일부터 1월 1일까지 알박기하고, 하얏트 글로벌리스트 오퍼에 넘어가서 그랜드 하얏트에서 12박, 각 1장씩 남은 메리어트와 하얏트 무료 숙박권 처리하느라 W 스미냑과 안다즈 1박씩. 이쯤되면 내가 호텔 멤버십의 혜택을 누리는 것인가, 호텔 멤버십이 내 등골을 빼먹는 것인가.
아무튼 시간은 흘러흘러 마지막 숙소인 <Six Senses Uluwatu Bali(식스 센스 울루와뚜 발리)>에 체크인. 직전 그랜드 하얏트 발리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았고, 그사이 식스 센스 울루와뚜 악평을 몇 개 본 탓에, 알박기한 죄로 유배당하듯이 와서 성의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로비 사진. 그 와중에도 자무 주스랑 코코넛 쿠키는 왜 맛있고 난리.
6만 포인트로 예약한 방은 스카이 스위트인데, 다이아몬드 앰버서더라 클리프 풀빌라로 업그레이드. 아..사전 이메일 보낼 때 모기 방역이랑 필요한 것들 얘기하면서 빼먹었구나, 나 풀빌라 싫어한다고. 스카이 스위트도 이미 만실이라 다운그레이드도 안 되서 일단 풀빌라 입장.
친환경 리조트라길래 혼자 지레 겁을 먹은 건가. 생각보다 모기나 벌레도 드물고, 시설과 동선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지붕도 밖에서 보면 알랑-알랑이지만, 안쪽은 나무로 마감되어 있어서 폭우 때 부식물 떨어지는 일도 없고.
며칠째 계속된 폭우에 체크인한 날은 하늘도 흐릿하고, 리조트에 대한 호불호도 확실하지 않아서 여전히 성의 없는 사진들.
클리프 바에 사람이 이렇게 없던 건 이날이 마지막. 이때 선셋을 제대로 봐뒀어야 했다.
이튿날 아침 날씨 무슨 일. 전날 무기력하고 무성의하게 휘휘 둘러본 리조트와 같은 곳이 맞냐며.
모든 여행은 날씨가 중요하지만, 특히 발리는 날씨가 팔 할입니다 여러분.
전날 먹었던 스테이크와 대구 요리도 맛있었고, 자고 일어보니 날씨는 미쳐있고, 심지어 아침 식사까지 완벽하니 식스 센스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 그 상승세에 정점을 찍은 식스 센스 스파.
첨부한 스파 메뉴로 알 수 있듯이, 식스 센스 스파 가격은 넘사벽. 90분 시그니처 마사지 IDR 2,200K++, 세금 포함하면 대충 때려잡은 환율로도 22만 원. 웨스틴 헤븐리 스파 시그니처 90분이 IDR 1,300K++인 것에 비하면, 입구에서 뒷걸음질 칠 가격. 그래서 IHG 2만 포인트 주고 또 가입했다, InterContinental Ambassador(인터컨티넨탈 앰버서더). 식스 센스 주요 혜택은 무료 조식과 숙박당 50분 마사지 1회 무료.
스파 베드에 감탄한 건 세인트 레지스 스파 이후 오랜만. 시간당 15만 원 이상 하는 스파의 공통점인가. 홀리스틱 마사지 50분 받고 어찌나 아쉬운지 곧장 다음날 마사지 예약. 현금을 태우더라도 이곳에 눕겠습니다.
아침 데일리 액티비티는 스파 안에 있는 요가 스튜디오에서. 지내는 동안 요가, 싱잉볼 명상, 스트레칭 등 거의 모든 액티비티에 참여해 봤는데, 9시 시작이라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30분 진행이라 부담이 없어서 더 좋다. 모 리조트에서는 아침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공복 해돋이 요가하고 풀린 다리로 조식 먹으러 가는 길이 고통 그 자체였기에.
매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투숙객에게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Bedugul berries(브두굴 베리)와 코코넛이 있는 날은 일단 이것부터 먹어야 하고, 1일 3 아이스크림 필수. 이래 놓고 정작 아이스크림 사진은 라즈베리뿐이라네.
개인적으로 식스 센스 울루와뚜의 만족도는 높은 편.
체크인 전에 봤던 악평들을 다녀와서 살펴보니,
"메인 풀이나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버기를 타야 해서 불편했어요." > 버기가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넓은 줄 알았더니 중앙 계단 통하면 메인 풀에서 꼭대기 로비까지 10분도 안 걸리고, 빌라에서 레스토랑까지 5-7분이면 갈 수 있다. 객실 사용률이 높으면 버기를 불러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 버기 기다릴 시간에 그냥 걸어갈 순 없나요.
"샤워기 물에서 짠 맛이 나요. 샤워기 필터 꼭 갖고 오세요." > 식스 센스에 확인한 바, 바닷물을 증류해서 쓰기 때문에 소금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물에도 거품이 잘 나는 샴푸, 비누 등이 어메니티로 나오는데, 오히려 외부 제품을 쓰면 샤워할 때 더 힘들 수도. 그리고 소금기는 연수기를 들고 오지 않는 이상 샤워기 필터로는 해결이 안됩니다..
"식사가 너무 부실해요." > 제일 끔찍하게 걱정했던 부분. 아마도 신혼여행 패키지에 포함된 식사 때문에 이런 리뷰가 많은 듯. 걱정에 비해 고기도 생선도 다 잘 해서 큰 문제 없이 리조트 음식으로만 버틴 4박 5일.
12월 31일 불꽃놀이 동영상으로 마무리하고 식음료 리뷰 준비하러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