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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스미냑] Younghee Bali/영희 발리 비추천 후기

あかいいと 2024. 4.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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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했던 레스토랑 <Si Jin Bali(시진 발리)>가 올해 초 급작스레 폐업해서 아쉬웠는데, 시진(영어 이름 조엘) 셰프가 새 레스토랑을 오픈했다는 소식에 두 번 고민하지 않고 예약한 <Younghee Bali(영희 발리)>. 시진 셰프가 만들어서 지금 스미냑에서 가장 핫한,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는 카페 <32do Bali(32도 발리)>와 같은 건물에 위치. 인도네시아 친구가 카페에 웨이팅이 있다길래 사람이 많다는 걸 좀 부풀려서 말하는 줄 알았더니 실제로 평일에 땡볕에서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엄청나더라. 레스토랑 예약자는 대기와 상관 없이 입장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카페에 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카페 내부를 지나야 레스토랑으로 갈 수 있고,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카페 구경.
포도 봉봉, 칠성 사이다, 밀키스 같은 한국 음료와 오설록까지. 발리산 커피빈만 아니면 성수동 어디 카페라고 해도 믿을 판.

 

예약한 5시 정각에 레스토랑 입장.
입구에 선명한 'YOUNGHEE'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직원들은 모두 유카타 차림. 이상하다 싶지만, 돈카츠 오마카세를 하는 집이니 그런가 보다 하고 일단 들어가 봅니다.

 

출입구 오른쪽에는 단체를 위한 테이블 좌석도 있고, 특별한 요청이 없으면 바 테이블로.

 

본격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에피타이저로 킹크랩과 멘보샤 주문. 멘보샤 식빵을 직접 굽는다는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말입니다.

(L) King crab sweet sour IDR 110K++ ㅣ (R) Menbosha IDR 55K++

오마카세니까 2 Cuts(IDR 500K++)와 3 Cuts(IDR 640K++)를 결정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고기도 내가 고르고, 쌀도 내가 고릅니다?
언제부터 오마카세가 오픈형 주방에서 즉석 조리해 주는 음식을 바 테이블에서 먹는 것과 동의어가 되었나. 자본만 있는 사람이 마구잡이로 차린 식당도 아니고, 오너 셰프가 이걸 몰랐을 리 없는데.
요새 하도 오마카세 오마카세 하니까 아닌 줄 알면서도 갖다 붙였다 치고, 맛만 있으면 된다는 심정으로 Hire(안심), Belly(삼겹살), Mille Feuille(등심)과 16곡밥 선택.

 

쿠쿠에서 갓 지은 밥과 함께, 피클과 김치, 양배추 샐러드로 식사가 세팅되면 돈카츠를 튀기기 시작.

 

맨 처음 히레 카츠.
안심은 고깃덩어리가 작아서 이등분 해주는데,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고기와 튀김옷이 붙어 있지 않아서 개인 접시로 옮기는 사이 집 나간 튀김옷에 1차 당황. 어찌저찌 수습해서 입에 넣자마자 잡내 때문에 2차 당황. 튀김옷에 기름이 얼마나 눅진한지, 이제 첫 번째 카츠를 먹었을 뿐인데 속이 느글거리기 시작해서 3차 당황.

나머지는 좀 나을 거라 기대했던 나를 매우 치고 싶었던 벨리 카츠.
삼겹살 카츠는 일본에 내로라하는 카츠집에서도 메뉴에 올린 곳이 거의 없고, 미슐랭 스타 셰프가 만든 삼겹살 카츠는 희소성으로 바이럴될 정도로 어려운 메뉴인데, 이걸 그냥 빵가루 입혀서 튀겨놓았으니.. 게다가 여러 번 잘라서 튀김옷은 더 난리부르스.

 

느끼해서 미칠 것 같아도 김치와 피클로 눌러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마지막 카츠마저 이 모양이라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
씹다 뱉어놓은 것 같은 비주얼도 충격적이고, 겹겹이 따로 노는 고기에 역시나 훌러덩 벗겨지는 튀김옷까지 총체적 난국. 25겹 등심 돈카츠가 주력인 프렌차이즈 25카츠가 대단한 맛집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
혈관을 타고 기름이 흐르는 것 같아서 결국 반이나 남긴 세 번째 카츠.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이건 돈 받고 팔면 안 되는 음식.
유카타를 입히고, 홋카이도산 쌀과 일본 각지의 잡곡으로 밥을 짓고, 젓가락 받침대 접는 법을 오리가미로 소개하고, 무엇보다 삼키는 게 곤욕인 돈카츠를 팔면서 '영희'라는 이름을 쓰는 건 너무 부끄럽지 않나요. '미츠코'나 '하나코'가 더 어울릴 것 같은 곳.

 

그럼에도 이 악몽 같은 식사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예약은 여기서. https://www.chope.co/bali-restaurants/restaurant/younghee-bali-seminy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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