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족자카르타] Indochine Bistro/인도쉰(인도차이나/인도차인) 비스트로 본문
족자카르타 하얏트 리젠시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아시안 퓨전 음식점 Indochine Bistro(인도쉰 비스트로). 영어식으로 '인도차이나(Indochina)'라고 읽으면 양반이고, '인도차인', '인도치네' 읽고 싶은 대로 읽지만, 몰라도 상관없는 음식점 원래 이름은 프랑스어로 '인도쉰'. 뭐라고 읽어도 맛만 있으면 되는데, 네이버에서 한글로 검색할 때 난감한 편.
도로와 식당 사이에 주차 공간이 있고, 야외 테이블 담벼락 때문에 지나다니면서 봤을 땐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구분이 잘 안돼서 휴일에 몇 번 허탕 치고 어렵사리 입성.
아시안 퓨전 음식점이라고 해도 메뉴의 대부분은 베트남 & 타이, 그리고 우동이나 교자 같은 일식 메뉴가 있는 정도.
그럼, 스프링롤(여기 메뉴에는 썸머롤)과 반콧으로 식사를 시작해 봅니다. 스프링롤은 새우와 치킨 중에 선택, 반콧은 치킨 & 새우와 두부 & 버섯(비건)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어쩌다 보니 새우 파티.
매일 먹는 인도네시안과 웨스턴 말고 뭐 좀 색다른 게 없나 싶어서 와본 거지 솔직히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스프링롤이야 못 하는 게 더 어렵다고 해도, 반콧은 상상 이상.
에피타이저가 이렇게 제대로면 메인 메뉴가 너무 기대 되잖아요?
이날 아주 작정했는지 팟타이도 새우 😅 토핑보다 중요한 건 여기 팟타이가 맛있다는 거. 자카르타 럭셔리 몰이라는 퍼시픽 플레이스나 플라자 인도네시아에 입점한 타이 음식점에서 몇 번 시도해 봤지만, 심하게 달고 비싸기는 또 왜 그리 비싼지. 인도네시아에서는 돼지고기 요리와 더불어 팟타이도 못 먹을 메뉴구나 생각했는데, 족자에서 이런 팟타이를 만날 줄이야.
그리고 쌀국수 맛집이기도 하쥬. 소고기양도 넉넉하고, 국물도 시원하고, 튀김에 일가견 있는 인도네시아답게 꿔이도 제대로.
문제는 쌀국수 한 그릇에 7천 원, 이게 맞냐는 겁니다. 하노이에서 비싸다는 유명 식당의 쌀국수보다도 2배 이상 비싸고, 족자카르타 물가를 생각하면 매우 비싸지만, 어쩌다 한 번 먹으러 오는 별미니까 그러려니 해요.
하노이 살 때 쌀국수보다 자주 먹었던 분보남보(bún bò Nam Bộ). '분보남보는 느억맘 맛이니까 실패가 없지!'라고 생각했는데..턱도 없는 소리! 불맛 낭낭한 소고기도 중요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분보남보는 새콤달콤하게 무친 파인애플이나 무채가 들어있어서 밸런스가 맞았던 것. 느억맘을 아무리 끼얹어도 살릴 수 없었던 이곳의 분보남보.
여기서 가장 추천하고 싶지 않은 메뉴는 반쎄오. 반쎄오의 미니 버전인 반콧은 맛있는데 반쎄오는 맛없는 것도 신기방기.
에어컨 나오고 문짝 달린 음식점인데 별도 세금과 서비스 차지가 없고, 카드 결제 수수료 3% 추가 없이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 족자카르타까지 와서 베트남이나 타이 음식을 먹을 일 없는 단기 여행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겠지만, 장기 여행자나 인도네시아에 사는 사람에게는 인도네시안이나 웨스턴이 질리는 날 대안으로 좋은 음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