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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망기스] Alila Manggis - food and beverage/알릴라 망기스 식음료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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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망기스] Alila Manggis - food and beverage/알릴라 망기스 식음료 후기

あかいいと 2024. 12. 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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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Alila Manggis(알릴라 망기스)가 아무리 평화로웠어도 밥이 맛없었으면 아마 다시 올 생각을 안 했을 듯. 팬데믹 때 조식은 세미 뷔페 없이 100% 단품 주문 방식(알라까르떼)으로만, 점심과 저녁도 간소화된 메뉴만 가능했다. 그래도 모든 음식이 신선하고 정갈했고, 웨스턴보다는 인도네시안이, 고기보다는 생선과 해산물이 더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

조식에 세미 뷔페가 생겼고, 여전히 알라까르떼로 주문을 받긴 하지만, 뷔페에 만들어 놓은 게 있으니 갖다 먹으라는 메뉴가 많고, 달걀이나 토스트, 와플 정도만 따로 주문 가능.

이번에 꽂힌 메뉴는 Nasi Jinggo(나시 징고)라는 발리 음식. Nasi Campur(나시 짬뿌르)를 바나나잎에 싸서 주먹밥 같기도 하고, 어디서든 먹을 수 있게 만든 도시락 같기도 한 음식. 물론 여기 나시 징고는 길거리나 와룽에서 천 원이면 먹을 수 있는 나시 징고의 고오급 버전이긴 하다. 강황밥, 옥수수밥, 고구마밥에 닭고기, 뗌뻬로 단백질도 넉넉하고, 채소볶음까지 있어서 진짜 백반 한상차림의 축소판.

 

발리 북동부는 수박이 진짜 달고 맛있어서 수박 주스가 진또배기. Tanamera(따나메라) East Bali Blend를 쓰는 이 집 커피는 또 얼마나 맛있게요. 조식 웨스턴 메뉴 중에서는 크로와상 샌드위치가 제일 맛있고, 아보카도 토스트나 팬케이크, 프렌치토스트는 먹어보았으니 되었다 싶은 맛. 그리고 오믈렛은 허브 말고 화이트 추천.

(L) Tosted granola with mixed fruits, honey lime yogurt ㅣ (R) Bacon spinach scramble croissant
(L) Avocado on toast, sourdough, poached egg ㅣ (M) Berry pancakes ㅣ (R) French t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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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은 애프터눈 티 타임. 다과로는 튀김 한 종류, 인도네시아 전통 디저트 한 종류에, 원두 가루를 가라앉히는 인니식 커피와 아이스티, 진저티 등 음료 제공. 옥수수튀김이나 채소로 속을 채운 두부튀김 나오는 날은 나 혼자 잔칫날.

조식을 교훈 삼아 점심과 저녁은 대부분 인도네시안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축하할 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 산 모양 강황밥에 반찬을 둘러서 나눠 먹는 음식을 Tumpeng(뚬쁭)이라고 하는데, Megibung(므기붕)은 그것의 발리 버전. 치킨 대신 생선 사테, 참치로 버무린 삼발 등 고기보다 생선을 많이 쓰는 것이 자카르타에서 늘상 나눠주는 뚬쁭과는 다른 점.
삼발로 볶은 새우와 인도네시안 케찹 소스로 요리한 삼겹살을 먹어보고 이번에도 느낀 점, 고기보다는 생선과 해산물을 잘하는 집.

(L) Megibung ㅣ (M) Sambel Udang ㅣ (R) Babi Kecap

그래서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식 해산물 요리를 먹어보려고 주문한 Ikan Bakar Karangasem(이깐 바까르 까랑아셈).
밥과 깡꿍(공심채)볶음은 무제한이고, 코스는 맑은 수프로 시작. 칼칼한 대구탕 같은 이 생선국, 마시지도 않은 술이 해장 되는 이 생선국, 왜 단일 메뉴로 안 팔죠?

하루 전에 예약하면 당일 아침 물 좋은 생선과 해산물을 받아와서 요리해 주는 방식이라 무슨 생선이 나올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다. 메뉴에는 도미, 바라문디, 마히마히, 황새치, 참치 중 하나라고 했는데, 이날은 도미(Red snapper) 당첨. 옆에 토마토 슬라이스랑 비교하면 알 수 있듯이 어마어마한 한 마리를 통째로. 원래는 구운 새우로 나오는 걸 새우 삼발 볶음으로 특별 주문하고, 오징어 부드러운 거는 말해 뭐하게요.

잭프룻과 녹두가 오독오독 씹히는 코코넛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그리고 식사할 땐 물 대신 코코넛.

알릴라 망기스는 워낙 멀어서 단기 숙박하러 갈 만한 곳이 아니고, 한번 들어가면 4-5일은 있어야 하는데 호텔 근처에는 밥 먹을 만한 곳도 없어서 호텔 식음료가 아주 중요한 곳. 조식을 포함한 모든 음식이 먹을만한 것은 정말 다행.

2-3인분 해산물 한상(이깐 바까르 까랑아셈)이 8만 원대라 짐바란 수산시장이나 로컬 음식점에 비하면 꽤 비싸지만, 위생에 눈 감고 파리와 전쟁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편. 문제는 가격이 거의 실시간으로 오른다는 점. 체크인 앞두고 안내 메일로 받았던 PDF 파일에 이 메뉴는 IDR 750K++였는데, 가서 먹을 때는 IDR 850K++였고, 체크아웃하고 블로그 정리하면서 새로 받은 PDF 파일에는 IDR 875K++.
6개월마다 바뀌는 메뉴판 가격을 보고 "오늘이 제일 싼 날"이라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발리라도, 연말 특수가 다가오고 있어서 더 많이 오르고 있어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오 😅

ALILA MANGGIS-SEASALT MENU (NOVEMBER).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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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LA MANGGIS-SEASALT MENU (DECEMBER).pdf
0.08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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