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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day trip

오래있어도 괜찮아

あかいいと 2011. 5.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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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홍대에서 늘어지기로 한 일요일.
<오자와>에서 점심 먹고, 북카페에서 공부도 좀 하고, <탐라돈>에서 제주오겹살을 먹기로.

홍대 사옥에서 있을 때 워크샵했던 <작업실>이나 <토끼의 지혜>같은 북카페도 많지만,
날씨가 좋은 탓인지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근처에 가기도 꺼려지던 차에 검색으로 발견한 북카페 <오래있어도 괜찮아>
대놓고 오래있어도 괜찮다는 이 카페, 이름만으로도 솔깃하게 만든다. 게다가 <탐라돈>에서 걸어서 3분 거리.

산울림 소극장 맞은 편에 있다해서 찾아갔더니 전주식당과 새싹밥상 2층에 있는 카페.
건물의 전체적인 느낌도 북카페가 있을 자리는 아닌듯한데..이 언발란스란.









밖에서 보던 언발란스한 카페는 온데간데 없고, 원목 느낌으로 따뜻한 카페 내부.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자리와 조모임을 위한 큰 책상,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앉을 수 있는 좌식 공간도.

그리고 이 카페는 '비올레타 사랑해 프로젝트' 가맹 카페.
'비올레타 사랑해 프로젝트'는 손편지를 적어서 남기면 친구에게 손편지와 커피를 전해주는..뭐 이런 감동적인 프로젝트?
친구를 행복하게 하면 나도 행복해진다는 감성적인 소구는 좋지만,
손편지 남겨놨으니 가서 편지도 받고 커피도 마시라 하면 내 지인 중에는 홍대까지 올 사람이 없다는거.
서래마을이나 가로수길이면 모를까.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앉아서 신랑은 신랑대로 할 일을 하고, 나는 나대로 책 읽고.
각자 할 일 하다가 힐끔힐끔 얼굴도 볼 수 있고..이런 시간이 참 좋다.





장장 4시간을 늘어져 있었는데 정말 오래있어도 괜찮은 카페.
들릴 듯 말 듯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선곡도 마음에 든다.
하찌와 TJ '별총총', 짙은 'secret', 유발이의 소풍 '봄이 왔네', Standing Egg '넌 이별 난 아직' 같은 지극히 홍대스러운 노래도.
'I Do Adore', 'Hourglass' 달달한 Mindy Gledhill 노래들도.
그 중에 최고는 어제 처음 들은 Fanny Fink.
카페에서 들은 노래는 '권태 그 앞에선 우리', 묘이라는 여자 보컬의 목소리에 반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2집 <7 moments (세상의 어쩔 수 없는 일곱가지)> 전곡이 예술.


그리고 이 카페가 정말 괜찮은 건,
허형만의 커피 볶는 집 원두를 사용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3,800원이라는 것.
핸드 드립 커피도 5,000~6,500원.
다른 곳에서 구하기 힘든 탄자니아 AA와 예멘 모카 마타리 원두도 100g씩 구입했는데, 10g씩 더 담아준 친절한 언니.




왠지..앞으로 이 카페가 좋아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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