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ひさしぶり, 九州。[나가사키] 본문
아무리 먹자고 왔다지만 후쿠오카에서 계속 먹기만 할 수는 없어서 북큐슈 레일패스를 끊어 나가사키로.
원래 계획에 있던 나가사키도 아니고 두 시간 거리라길래 서울-대전 구간 쯤으로 생각하고는
느즈막히 일어나서 어슬렁어슬렁 하카타역에 갔는데
나가사키행 카모메 익스프레스는 서울-대전 구간처럼 매 10분 마다 한 대씩 있는게 아니었다.
[후쿠오카-나가사키 이동 Tip]
시간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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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55분 기차를 타고 나가사키에 도착하니 14시 48분.
전차 한 번 타는데 120 円이니 네 번만 타도 본전이다 싶어서 덜컥 1일권(500 円) 구입.
나가사키에 대한 정보는 없고 공부도 안했고..도시가 이렇게 작을 줄 알았나..
그래도 걷기에는 추운 날씨라 1일권 사서 부지런히 갈아타며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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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시간인지라..후쿠오카에서 두 시간 달려 도착하자마자 또 먹기 시작.
나가사키 짬뽕만큼 유명하다는 토루코 라이스를 먹어보기로 했다.
구글링을 해보니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토루코 라이스 집은 <シル茶ん(쓰루찬)>이라는데
그보다 특이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오는 집이 있어서 전차를 한 번 더 갈아타고 어렵게 찾아갔다.
건물 1층에 전차 외관을 하고 있는 <きっちんせいじ(키친 세이지)>
손으로 알록달록하게 그려서 코팅해놓은 메뉴판. 아기자기하고 옛스럽다.
인기 넘버원 토루코 라이스 두 개요!
기대만발 토루코 라이스는 드라이 카레 볶음밥과 스파게티 위에 돈까스 올린 음식.
90년대 경양식 집에서 볼 수 있었던 메뉴스럽게 생겼다.
토루코 라이스는 음식점마다 레시피가 조금 다른듯한데 버터밥에 오일 스파게티를 주는 집도 있고,
여기처럼 볼레로 스파게티에 볶음밥이 나오는 집도 있고.
9월은 토루코 라이스 월간이라고 정해져 있을만큼 나가사키 명물이라는데..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인지 특별하지는 않은 맛.
또한 금액에 상관없이
카드 사용 불가능
.
나가사키 전차 노선도 위에 주요 관광지의 사진과 그림이 걸어놓은 벽면을 제외하고는 만화책으로 꽉 찬 방.
최서방이 감탄한 슬램덩크 전집도! 다만 일본어라 읽을 수 없을 뿐.
손님이 있어서 전체적인 사진은 못찍었지만 입구에서 만화방으로 통하는 전차방.
연도별 전차 사진도 볼 수 있고, 투명 테이블 아래에는 각종 전차와 자동차 미니어처를 모아놓았다.
자칫 잘못하면 너저분하고 정신 사나울 수 있는 인테리어인데 시간이 묻어나서 그런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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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으니 움직여볼까?" 했는데 이미 뉘엇뉘엇 해가 지는 시간.
그래도 몇 천 円 들여서 두 시간 거리인 나가사키까지 왔는데 뭐라도 보고 가야 하기에,
키친 세이지를 기준으로 평화의 공원 쪽을 포기하고 오우라 성당과 오란다 자카를 선택.
바람직한 루트는 5호선 전차 마지막 역인 石橋(이시바시)에 내려서 글로벌 정원-오우라 성당-오란다 자카 방향인데,
이 역시 나가사키에 대한 정보는 없고 공부도 안했고..나중에 보니 우리는 완전 반대로 움직였다.
홀란드(네덜란드)의 일본식 발음으로 탄생한 <オラソダ坂(오란다 자카)>
100여 년이 지난 탓인지 네덜란드의 이국적 느낌은 많이 사라진 상태여서,
"네덜란드 거리는 이래?"라는 물음에 내가 다 부끄러워질 정도.
"응 돌바닥은 비슷하네"
네덜란드의 이국적 풍경보다 언덕에 우뚝 서있는 야자수 나무가 더 이색적이었던 오란다 자카.
언덕을 내려오다 발부리에 채일 듯한 이정표 발견.
가정집 내부를 개방해서 만든 갤러리인데 무료 관람이라 하여 들어가볼까 했더니 5시가 지나서 실패.
오란다 자카에서 나오는 골목에서 본 동네 목욕탕.
아주 어렸을 적 산청 할머니집 근처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익숙하고 오래된 목욕탕이 아직도 영업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고딕 양식 성당이라는 <大浦天主堂(오우라 성당)>
짙게 구름 낀 하늘 때문에 멀리서도 느껴지는 상서로움.
성당 내부에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다해서 들어가봤는데 이미 해가 진 후라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해가 진 이후에는 입장료 300 円 아껴서 카스테라 살 것을 권장.
이만큼 돌아다녔으니 또 먹을 때가 되었다며 카스테라 사러 <和泉屋(이즈미야)>에.
나가사키 카스테라 3대 명가는 <文明堂(분메이도)>, <福砂屋(후쿠사야)>, <松翁軒(쇼오켄)>
3대 명가는 카스테라 여섯 조각에 1,000~1,500 円으로 손 떨리는 가격대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금 더 대중적인 이즈미야는 여섯 조각에 640 円.
초코 카스테라를 샀는데 결국 사진도 찍지 못하고 뱃속으로 사라졌다.
이제는 후쿠오카로 돌아가야 할 시간.
저녁식사는 짬뽕으로 마무리.
맛집들은 이미 다 문 닫을 시간이라 나가사키역 아뮤 플라자 식당가에서 먹었는데 키타큐슈 링가하또에서 먹었던 짬뽕보다 별로.
얼마나 맛이 없었던지 딱히 포스팅할 의욕도 안생긴다.
짧은 나가사키 여행이었지만 토루코 라이스-카스테라-짬뽕 미션 클리어.
다음번에는 따뜻하고 날씨 좋을 때 골프장도 예약하고 짬뽕 제대로 하는 집도 미리 섭외해서 느긋하게 즐겨줄테다.
나가사키 지역 은행인지 아니면 일본 전역에 있는 은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은행 이름이 <十八銀行(18 BANK)>
그리고 그 은행에서 나온 18 C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