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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혹 [페티예]

あかいいと 2012. 5. 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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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티예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할 계획으로 검색하면 정말 많이 보이는 이름이 있다.
헥토르.
페티예 패러글라이딩 에이전시 사장님 이름이자 에이전시 이름 그 자체이기도 한.
후기를 보니 호불호도 심하고,
최근 한국인들이 워낙 알아서 찾아오다보니 바가지 요금 의혹도 있어서 다른 에이전시를 알아보기로 했다.
호텔 사장님에게 패러글라이딩 에이전시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어디선가 호텔 레스토랑 매니저가 나타나 좋은 에이전시를 안다면서 우리 대답은 듣기도 전에 전화로 두 명 예약을 끝내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날 아침, 헥토르 아저씨를 만났다.

요금은 호텔 픽업과 리턴 비용 포함 1인 150 TL(= 80 USD).
작년 여름 패러글라이딩한 블로거 후기를 보니 12섬 보트 투어 포함 90 USD 였는데,
몇달 사이 공공요금도 33% 인상되는 터키의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

비수기라 헥토르 아저씨가 직접 픽업을 나왔는데,
본인 입으로 "페티예 패러글라이딩하면 헥토르. 내가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다."고 멈출 줄 모르는 자기 자랑을.
욀뤼데니즈로 가는 길에 페티예 센트럴 쪽에서 한국인 한 커플을 더 픽업했는데,
우리끼리 얼마에 예약해냐고 묻는 한국어를 알아듣고는 "Low season, 150 TL."라고.
비수기라고 선을 긋는 걸 보아 성수기에는 조금 비싸질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욀뤼데니즈 헥토르 사무실 앞에서 지프로 갈아타고 바바산 정상을 향해 40분 정도 이동한다.
출발하면서 "저 산까지 가." 하길래 어디 중간쯤 가다 말겠지 했는데, 정말 아직 눈도 녹지 않은 산 꼭대기까지 간다.
아래 사진에 본인 이름이 적힌 빨간 티셔츠 입은 분이 헥토르 아저씨.




바바산 정상.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라이더들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하얀 헬멧 쓴 최 라이더도 대기중-




초보 라이더들은 텐덤 파일럿(2인승 조종사)과 함께 타야 한다.
"절벽 끝까지 달려. 중간에 앉으면 안돼. 넘어지고 싶어? 떨어지고 싶어? 아니면 끝까지 달려."
나는 이미 낭떠러지를 보고 유체이탈 중인데, 내 파트너 파일럿은 어찌나 쿨하신지..




내 영혼이 내 것이 아닌 사이, 최서방(연두색 패러글라이더)은 날았다-
그런데 하늘을 날고 있는 최서방보다 눈에 먼저 들어온건 절벽 끝에서 패러글라이더를 접고 있는 아저씨.
"끝까지 안달리면 저렇게 돼. 저렇게 되고 싶어?"
패러글라이딩하지 않고 다시 내려갈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파트너 파일럿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




그리고 나도 날았다-







절벽에서는 소리 지르고 악쓰면서 오만 진상을 다 떨었는데,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정말 아무렇지 않다.
구글 어스 위성 사진 보듯이 지중해와 라군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30분 남짓한 비행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진다.
터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중해 패러글라이딩 추천-


수십 개의 패러 중에 내가 타고 있는 패러를 알아보다니 역시 최서방-
하긴 수많은 라이더들 중 핑크 헬멧은 나밖에 없었으니..



비행 시간은 3~40분 내외지만
페티예-욀뤼데니즈 이동에 바바산 정상 올라가서 내 순서랑 바람 기다리는 시간까지 더해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그랬더니 점심 먹을 시간-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 <Harrys>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만 해도 터키 이틀째라 아는 메뉴가 케밥 밖에 없어서 또 케밥을 시켰는데,
우리나라 해수욕장 근처 음식점에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기대했던 탓인지 생각보다 맛있다.



Chicken Kebab Wrap 8 TL / Lamb Kebab Wrap 9 TL.
음료는 콜라가 4 TL인데 EFES 맥주가 5 TL, 터키는 어딜가나 콜라 값이 비싼 편이다.
 




달얀 터틀 비치에 비해 욀뤼데니즈 해변은 모래가 거칠다.
더 특이한건 반은 모래 해변이고 모래 해변 끝에서 바닷가까지 반은 조약돌 해변이라는 것.
모래든 조약돌이든 물이 차가워서 들어가지 못하고, 또 썬베드에 누워 잠이 들었다.
아무리 게으르게 굴어도 뭐라할 사람도 없고, 먹고 자는 일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는 낙원-






분명 호텔에서 아침 9시에 나왔는데, 패러글라이딩하고 해변에서 낮잠 한숨 자고 나니 저녁 먹을 시간.
저녁은 페티예 <Fish Market>으로-
원래 패러글라이딩 비용에 페티예 리턴이 포함되어 있어서 헥토르 아저씨가 피쉬 마켓까지 태워다주기로 했는데,
너무 바쁘다면서 페티예까지 가는 돌무쉬 요금과 함께 손으로 그린 약도(?)를 쥐여준다.
선 대여섯 개 그어놓은, 심지어 그렸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그 약도로 우리는 결국 피쉬 마켓을 찾아냈다!



피쉬 마켓이라해서 노량진 수산 시장이나 부산 자갈치 시장을 생각했는데..이건 너무 쾌적하잖아?
 


시스템은 우리나라 수산 시장이랑 똑같다.
생선이나 조개, 새우, 오징어는 생선 가게에서 무게를 달아 사고,
우리나라 상차림비 개념으로 레스토랑에 5~6 TL 정도의 조리비를 내면 된다. 물론 음료나 술은 별도.



오징어는 토마토 크림으로, 씨 배스(Sea Bass)는 특별한 조리 없이 구이로-
생선 구이를 빵이랑 먹어야 한다는 게 어색하지만 토마토 크림 오징어와 터키빵은 세트 메뉴로 팔아도 될 정도.








페티예는 워낙 작은 도시라 여행책에 자세히 나와 있지도 않고,
사실 지도가 없어도 돌무쉬(미니버스)로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처음 도착했을 때, 일단 내가 어디에 떨어졌는지는 알아야 호텔을 찾아가던 돌무쉬를 타러 가던 하지..
야간 버스나 장거리 버스를 탔을 때 도착하는 시외버스 터미널인 <Fethiye Otogar(오토가르)>
근교 도시에서 들어올 때 내리는 돌무쉬 터미널이 표시된 지도가 없어서 만들어본 페티예 센트럴 지도.
적어도 우리처럼 멋모르고 택시 타서 숨가쁘게 올라가는 미터기 요금에 하얗게 질리는 일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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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hiye Central on Google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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