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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혹 [파묵칼레]

あかいいと 2012. 5. 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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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칼레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찾은 시외버스 터미널 <Fethiye Otogar(오토가르)>.
첫날 오토가르에 딱 떨어졌을 때에는 그렇게 막막하더니..가는 날엔 버스표를 끊어놓고 케밥을 먹는 여유도 생겼다.
5 TL에 푸짐하고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오토가르 버스 사무실을 마주보고 오른편 식당 케밥 강추.






[페티예-파묵칼레 시외 버스 이동 Tip]

 *. 버스 회사 선택하기 
    : '저렇게 많은 사무실이 있지만 단순히 에이전시일 뿐, 버스는 공동 운행하겠지..'라고 생각한 내 잘못이 크다.
     같은 목적지라도 각 버스 회사마다 개별 운행하고,
     회사에 따라 버스 종류도 우리나라로 치면 일반 고속에서부터 우등 고속 정도로 차이가 난다.
     'Metro', 'Pamukkale', 'Ulusoy'는 메가 버스를 운행하고, 우리는 'Goltur'의 일반 버스에 앉아 옆 버스를 부러워해야 했다.
     요금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네 시간 동안 다리를 접을 각오가 없다면 메가 버스 회사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
 
*. 터키의 '직행'은 'NON-STOP'이 아니다 
    : 공동 운행이라는 순진한 생각 외에도, 호객하는 아저씨의 "Pamukkale Straight."라는 말에 곧장 표를 끊었는데..
     아주 작은 마을마다 들러 승객을 태우느라 스무 번도 더 정차하니 직행은 고사하고,
     심지어 <Denizli Otogar(데니즐리 오토가르)>에서 미니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그럼 아저씨는 왜 'Straight'라고 했을까?
     데니즐리 오토가르에서 별도의 티케팅이나 요금 계산 없이 바로 미니버스를 탈 수 있어서?
     후에 데니즐리-카파도키아 야간 버스를 타고 알게 된 사실은, 터키 버스는 원래 그렇게 자주 서고 오래 정차한다는 것.
     이런 버스 시스템조차 터키를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의 일부지만,
     버스 이동으로 짧은 일정에 많은 곳을 돌아봐야 한다면 여행지를 한두 곳 정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우여곡절 끝에 파묵칼레에 도착하니 6시.
해는 뉘엿뉘엿 지고,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기세.
다른 관광객들은 다 내려오고 있는데..늦었으니 이제라도 부지런히 올라가자-





만년설이 덮인 것처럼 하얀 석회 언덕에 흐르는 에메랄드색 온천수.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맨발로 걸으면서 보는 파묵칼레는 훨씬 더 아름답다.


1997년부터는 온천이 금지되어 발만 담글 수 있는 정도로 통제되고 있다.
히에라폴리스로 올라가는 길 군데 군데 완전히 말라버린 웅덩이들.
무분별한 온천 개발로 온천수가 말라버렸다는 설도 있고,
석회층을 보호하기 위해 흘려보내는 물의 양을 조절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무엇이 사실이건 예전처럼 온천수가 석회봉을 가득 채우고 넘쳐 흐르는 파묵칼레는 볼 수 없다.




맨발로 석회봉을 올라 히에라폴리스에 도착-
무채색으로 변한 고대 도시에 양귀비꽃의 선명한 붉은색이 생경하다.



날은 점점 어둑어둑해지고, 심지어 산너머에서 천둥 소리가 들려온다.
빛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찍은 히에라폴리스의 사진들은..하나 같이 다 초점 없이 날아갔다.

밤에 보는 파묵칼레를 누가 아름답다 했나.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우리 커플과 일본인 관광객 두 명만 남은 파묵칼레는 식은 땀이 날 정도로 무섭다.
조명도 다 켜지지 않아 발을 헛디딜까봐 기어 내려오고 있는 우리 커플에게 개 한 마리가 다가와 길을 안내해준다.
이런 기특한 것.


안내견의 도움으로 무사히 석회봉을 내려와 미니버스를 기다리는데 무언가 아쉽다.
햇빛이 쨍한 날에는 선글라스를 껴도 눈이 부시다는 파묵칼레의 빛나는 모습도 보지 못했고,
히에라폴리스의 아고라와 원형극장을 느긋하게 둘러보지 못했다.
마음 먹기도 힘들고 시간 내기도 어렵고 여행 경비도 어마어마한 터키지만,
기회가 있다면 파묵칼레는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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