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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Gebr. Hartering/흐브르 하테링

あかいいと 2017. 3. 1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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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br.는 Gebroeders의 줄임말로 영어로는 Bros., Paul Hartering, Niek Hartering 형제가 하는 레스토랑 <Gebr. Hartering(흐브르 하테링)>
그런데 예약이 정말 해도 너무하게 어려워서, 혹시 조금 늦은 시간에 예약된 테이블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 시간 전에 비워주는 조건으로 겨우 예약 성공.
제대로 된 홈페이지도 없는 레스토랑에 예약이 이렇게 어려운 건 현지인들이 많다는 뜻, 그렇게 생각하니 더 가보고 싶어졌다.



레스토랑에 손님 테이블이 딱 이만큼인데,



그보다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 키친.



시간 내에 테이블을 비워줘야 해서 아쉽게도 와인 패어링 대신 필스너 한 잔으로 만족.



빵 맛이 독특해서 레스토랑에서 직접 빵을 굽는지 물었더니, 예전에는 레스토랑 안에서 직접 굽다가 지금은 본인들의 레시피로 근처 빵집에서 구워온다고.
다른 집 오븐을 빌려 쓰고 있는 셈이니 레스토랑에서 만드는 빵이라고 봐도 될 듯.



두 가지 색 엔다이브에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비네거를 두른 아뮤즈 부쉬.
좋은 재료만 구할 수 있다면 홈 파티에서 샐러드 대용으로 응용하기 딱 좋은 요리.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홈 파티 따위는 절대 없을 거라는 걸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저녁 5코스는 55.00 EUR, 7코스는 80.00 EUR, 스테이크와 치즈 플래터가 있고 없고의 차이.
평소대로라면 당연히 7코스를 선택했겠지만, 테이블의 다음 예약 시간까지 7코스를 못 먹는다고 5코스 강제 당첨. 이노무 예약 때문에 와인도 요리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5코스의 첫 요리는 Codfish with pistachios.
중간중간 기둥처럼 서 있는 연두색 파와 흰 대구 살에 소스를 듬뿍 발라 피스타치오를 올려서 한입에 먹어야 한다는 미션.
어렵긴 해도 시키는 대로 먹는 게 진리.



두번째 요리는 Wild boar pâté with mustard sauce.
그러니까 잘못 알아들은 게 아니라면 이건 멧돼지 요리고, 고기 아래 깔려있는 사우어크라우트를 같이 집어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 먹으라는 미션 컴플리트.



애정하는 방울양배추, 어디에 볶았으면 어떠하리.
Brussels sprouts with homemade oyster sauce and almonds.



메인 디시는 Beef cheek.
스테이크도 아니고 스튜도 아니고 찜도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찜에 가까운 조리법이라는 설명.
냉장고에서 숱하게 미역을 꺼내는 걸 분명히 봤는데 미역 요리가 없어서 그게 다 어딜 가나 했더니 녹색 소스가 미역.



디저트는 Pistachios on homemade chocolate ice cream.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은 건 '다음'이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다음에 와야지', '다음에 해야지' 따위는 없다.
그래서 우산이 없는데 비가 와도, 일부러 돌아가야 하는 길이라도, 심지어 식사 시간에 제약이 있어도 찾아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레스토랑.

단품 메뉴에서는 차콜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 추천. 코스 메뉴는 매일 바뀌어서 설명도 'Ons dagmenu bestaat uit drie gedeelde voorgerechten, een hoofdgerecht en een zoet nagerecht.(우리 코스 메뉴에는 세 가지 에피타이저와 메인 디시, 디저트가 나옵니다.)' 이게 전부인 곳.
다음 요리는 뭐가 나올까 기대하는 식사가 즐겁다면 기꺼이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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