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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사누르/한식] Bibimbap Sanur & Icon Bali/비빔밥 사누르 & 아이콘 발리 본문
팬데믹이 끝날 때쯤 사누르 큰길에 오픈하는 걸 봤는데 이제서야 가보는 Bibimbap Sanur(비빔밥 사누르). 자카르타 살면서 발리에 1년에 서너 번 오고, 그중에 반 이상을 사누르에서 보내는데 여길 한 번도 안 가본 이유는, 항상 현지인들로 풀방이라 '사장님이 인도네시아 사람이고, 현지화된 한식이라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가?'라고 생각했기 때문. 솔직히 BiBiMBAP 폰트도 너무 의심스럽고. 그런데 꾸따 본점 사장님이 발리 한인회장도 하신(지금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찐 한국분이고, 사누르 점에는 한국인 매니저도 있다는 (나에게만) 반전. 간판 폰트는 그냥 사장님 취향이었던 걸로. 근처 주발리 한국 영사관 직원들도 자주 찾는다 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삼겹살 2+1 프로모션이 있다 하니, 일단 가보는 것이 인지상정.
점심시간이나 투어 갔던 관광객들 돌아와서 식사하는 5시 이후, 주말에는 이 넓은 주차장에 차 댈 곳이 없을 정도.
"어서와. 비빔밥은 처음이지?" 공손 버전. 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BBQ
삼겹살 2+1 프로모션으로 왔으니, 삼겹살을 먼저 먹어봐야겠쥬? 역시 어디에서 먹어도 자카르타보다 맛있는 발리 삼겹살. 도톰한 삼겹살을 선호하지만, 2+1 프로모 가격으로는 더 바라면 욕심 아니겠습니까.
첫입 먹었을 때는 양념이 너무 단 거 아닌가 했는데, 양배추는 데코레이션이 아니었어요. 양배추와 같이 먹으면 꿀맛인 양념 목살구이.
너무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고 고기도 부드러워서 흰쌀밥을 부르는 제육볶음도 성공적.
고기 메뉴에는 밥과 국 포함. 심지어 2+1 프로모션을 하는 삼겹살에도 밥과 국이 2인분씩 나오니 그저 감사합니다.
식사류
삼겹살과 찰떡궁합, 비빔국수. 고기에 비해 국수가 너무 비싼 거 아닌가 생각했다가 실제로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양. 양에 한 번 치이고, 맛에 또 치이고. 삼겹살과 비빔국수 조합 강추.
그리고 금요일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 메뉴, 감자탕. 고기도 푸짐하고, 통감자와 시래기도 아낌없이. 일단 인도네시아에서 감자탕 먹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서 파는 것만도 놀라운데, 심지어 맛도 있어서 별 다섯 개 ★★★★★
고깃집이 아니라서 연통이 없는데 굳이 테이블에서 삼겹살을 굽겠다는 손님이 있으면 아무리 멀리 앉아도 고기 냄새로 샤워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
고기 구울 게 아니면 해변도로를 따라 걸어서 Bibimbap Icon Bali(비빔밥 아이콘 발리)로.
쇼핑몰 내에 있는 매장이라 분식류, 식사류, 식판 메뉴만 판매. 기대 1도 없이 주문한 떡볶이는 생각보다 맛있었지만, 토핑을 추가하지 않으면 정말 떡만 주니까 어묵만 얹어도 거의 육개장값. 같은 값으로 떡볶이 1인분을 먹을 것인가 건더기 실한 육개장을 한 사발 할 것인가, 고민될 땐 둘 다 먹지요.
아이콘 발리점은 쇼핑몰 입점 매장이라 메뉴에 따라 사누르점보다 5-10K 정도 더 비싸고, 반찬도 김치, 단무지, 피클이 전부. 백반이라고 식판 메뉴를 파는데, 외국인들이 저게 한국 한상차림이라고 오해할까 봐 무서울 정도로 부실한 구성. 아이콘 발리점에서는 육개장과 김치찌개로 간단한 식사가 베스트. 묵은지 김치찌개, 감자탕처럼 한식 같은 한식이나 고기가 먹고 싶으면 사누르점으로 가는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