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발리/망기스] Alila Manggis/알릴라 망기스 본문
Alila Manggis(알릴라 망기스)에 처음 온 건 2021년 9월 코로나 2차 백신 맞으러 발리 왔을 때. 망기스가 얼마나 먼 곳에 있는지도 모르고, 1박에 세금 포함 75만 루피아(당시 환율 약 6만 3천 원) 프로모션에 혹해서 덜컥 5박 예약.
팬데믹으로 물자 조달도 어렵던 시절, 코코넛 재고가 없다면서 수영장 옆 나무를 타고 올라가 코코넛을 따다 주던 황송함을 잊지 못해 한 번쯤은 다시 가고 싶었던 곳.
그 이후로 발리에 올 때마다 알릴라 망기스를 알아보다가도 가는 길이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진짜 가봐야지 예약했다가도 동선이 안 맞아서 취소하기를 몇 번.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이번에는 진짜로 다시 왔다.
여전히 밤낮으로 아름다운 수영장은 알릴라 망기스의 시그니처.
아래 두 장은 2021년 9월 수영장 사진. 우기인 지금보다 날씨가 훨씬 좋아서 갤럭시 S10으로 찍은 사진이 이 정도.
곳곳에 프란지파니가 흐드러지고, 건물 틈새로 보이는 풍경도 그림 같은 곳.
호텔 입구에 있는 배는 장식용, 바닷가에 매어놓은 배는 액티비티용.
보통 호텔 리뷰를 쓰면 룸을 먼저 소개하는데, 알릴라 망기스의 방은 사진 한 장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 딱히 기록하고 말고 할 것이 없다. 1994년에 지어진 로컬 호텔을 2002년 하얏트 그룹에서 인수하면서 인테리어는 새로 했겠지만, 크기나 구조는 어찌할 수 없었는지 자카르타 하숙집(Kost)처럼 생긴 방.
그래도 이 작은 방에 또 있을 건 다 있고, 옷장은 대형 캐리어 3개가 들어갈 만큼 넉넉하며, 오래됐지만 낡은 티는 나지 않는 신기한 룸 컨디션.
3년 전보다 베딩은 훨씬 좋아졌고, My Hyatt에 저장된 Preference를 보고 준비해 둔 메모리폼 베개는 심지어 템퍼.
모든 객실이 풀 뷰 & 오션 뷰인 것이 이 호텔의 특장점. 스위트가 딱 2개뿐이라 글로벌리스트 할아버지가 와도 스위트 업그레이드는 어렵고, 글로벌리스트 혜택으로 슈페리어(1층)를 예약하면 디럭스(2층)로 업그레이드. 발코니 데이베드에서 수영장과 인도양 너머 누사 쁘니다 풍경을 보고 있자면, 이 업그레이드도 감지덕지.
바닷가 쪽으로 요가 데크와 오션 바가 있고, 쿠킹 클래스를 신청하면 이렇게 바닷가 앞에 차려주는 듯.
맨 안쪽 객실동 1층에는 스파 알릴라. 건물 안에 스파 룸이 있는 줄 알았더니, 마사지는 왼쪽 방갈로에서. 완전 야외나 다름없어서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모기나 벌레도 없고, 자장가처럼 파도 소리 들으면서 마사지 받으면 이곳이 천국.
요즘 발리는 어딜 가나 사람에 치여서 휴양하기 힘든 휴양지가 되어버렸는데, 속세와 동떨어진 느낌으로 힐링하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다만 이런 사람들에게는 비추:
* 워낙 외딴 지역이라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셔틀을 타고 짠디다사로 나가도 별것 없기는 마찬가지라서 호텔에만 있는 걸 못 견디는 사람.
* 모기는 누구나 싫겠지만, 날개 달린 개미, 하루살이 등 벌레라면 질겁하는 사람.
* 찌짝(작은 도마뱀)과 팔뚝만 한 도마뱀은 기본이고, 요가 데크 근처에는 성인 여자 다리만 한 도마뱀도 가끔 나타나기 때문에 파충류를 질색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