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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유혹 [카파도키아-레드 투어]

あかいいと 2012. 5. 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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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메가 버스라지만 이동하면서 잠을 잔다는건 생각보다 많이 불편하다.
2001년 유럽 10개국 투어할 때는 유로스타 타고, 쿠셋에서 자면서도 잘만 돌아다녔는데 나이를 먹은 탓인가-
하지만 이곳은 휴양지가 아니기에..호텔에 짐을 맡기기가 무섭게 9시 반부터 레드 투어 시작!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천연 요새 <Uchisar Castle(우치히사르)>
예전에는 레드 투어 프로그램 내에 성채를 올라가는 것까지 포함이었다고 하는데,
최근 낙상 사고가 많이 일어나서 투어를 마친 이후에 개별적으로만 올라갈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린지 한 시간도 안되어 비몽사몽 간이고, 강한 햇볕에 그늘 한점 없는 곳이어서..사실 설명을 귓등으로 들었다.
가장 높은 지대에 꼭대기여서 카파도키아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대도 그런가보다.. 
성채에 올라가서 보는 석양이 아름답대도 그런가보다..했는데, 다음날 벌룬 투어를 하면 그 모든 말을 한순간에 알게 된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이름만 들어본 사암, 모래 바위 언덕이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Cavusin Old Greek Village(차우쉰 옛 그리스 마을)>
페티예 인근 <Kayakoy(카야쾨이)>도 그렇고, 카파도키아에도 '그리스인들이 살던 마을'이라는 이름의 텅빈 마을이 있다.
1923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고 터키 공화국이 세워지면서,
강력한 공화국을 위한 '단일 민족, 단일 종교' 정책으로 터키에 살던 그리스인과 그리스에 살던 터키인들을 인구 교환했다고 한다.
그때 그리스인들이 떠나고 터키인들이 이주했지만 어쩐 일인지 터키인들도 하나둘씩 이 마을을 떠나 완전히 버려졌다고.



말이나 낙타 투어도 해보고 싶었지만 땡볕에 엄두가 나지 않아 보는 것으로 만족-



5~12세기 초대 그리스도교 동굴 교회와 수도원이 모여있는 <Goreme Open Air Museum(괴레메 야외 박물관)>
괴레메 야외 박물관 구역에만 일반에게 공개된 교회가 30여 개나 있다는데,
시간상 둘러볼 수 있는 곳은 서너 군데 정도.
한국 교회에 알러지가 있는 우리지만, 카파도키아 투어 때만큼은 성경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교회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고,
<사과 교회(엘마르 교회)><뱀 교회(일란르 교회)>처럼 유명한 교회는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
그래도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삼위일체니, 동방의 현자니, 면류관 같은 단편적인 영어 단어들은 들리는데,
'Saint'가 어찌나 많은지 'Saint'가 나오는 순간부터 영어인데 영어가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니다.

턱수염을 길게 기른 백발 노인의 얼굴, 여자의 가슴과 남녀의 생식기를 둘 다 가지고 있는 그림이 충격적이어서,
뱀 교회에 그려져있는 '성 오누프리우스'의 전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오누프리우스는 원래 여자였는데,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남자들이 끊임없이 구애를 했다고 한다.
오로지 신만을 순수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었던 오누프리우스는 남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는데,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추한 노인의 얼굴과 여자의 가슴, 그리고 남녀의 생식기를 가진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도에 대한 답이라니..기도 안하고 말겠네.



카파도키아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버섯 바위를 볼 수 있는 <Pasabagi(파샤바아) Fairy Chimneys>
이 바위들 안에는 박해를 피해 이주한 그리스도교인들이 살던 거처와 수도원이 있다.





세 봉우리가 한 몸에 붙어 있는 거대 버섯 바위보다, 바위의 상처를 감싸듯 자라고 있는 포도나무가 더 대단하고 신기해보인다.







보는 사람의 상상력에 따라 바위의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는 <Devrent(데브렌트) : Imagination Valley>
자연의 힘으로 이렇게 미니어처를 만들어놓았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딱 봐도 답 나오는 이 바위들을 다르게 볼만큼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으려나?







블로그 후기를 찾아보니 카파도키아 데이 투어 역시 호불호가 분명한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투어에 대한 평가는 가이드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첫날 레드 투어로 만나, 다음날 그린 투어까지 함께한 우리 가이드 Serkan Akbay.
우선 영어가 훌륭하다.
절도 있고 센 발음으로 영국식 영어에 가깝고, 네이티브 수준으로 유창해서 마치 영어듣기평가를 하는 기분-
그리고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서 우리 바로 뒤에 따라오는 프랑스 단체 관광객 가이드 설명을 들어보니,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프랑스어로 정말 쉽게 설명해주기는 하는데..우리 가이드가 설명한 내용의 반토막.
착하고 유머러스하고 사람 참 좋다.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건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지만, 우리 가이드가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 건 분명하다.
동굴 교회가 워낙 협소하다보니 사과 교회나 뱀 교회처럼 유명한 곳은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데,
내일모레면 환갑 잔치하실 것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정수리가 빨갛게 달아오르도록 땡볕에 세워두는 뒷팀 가이드와 달리,
본인이 줄을 서 있다가 부를테니 나무 그늘이라도 찾아 들어가 앉아있으라는 우리 가이드.
아바노스 도자기 마을에 가서도 옆팀 가이드는 하나라도 더 사게 하려고 난리인데, 우리 가이드는 아예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데이 투어 예약할 때는 여행책보다 20 TL 비싼게 신경 쓰이더니,
좋은 가이드 만나 좋은 여행 했다는 생각에, 마지막 날에는 학생 부부 여행객치고는 후한 팁이 절로 나갔다.



사과 교회 앞에서 우리 대신 땡볕에 줄을 서고 있는 Serkan.
그린 투어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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