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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스미냑] Hotel Indigo Bali Seminyak Beach/호텔 인디고 발리 스미냑 비치 비추천 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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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스미냑] Hotel Indigo Bali Seminyak Beach/호텔 인디고 발리 스미냑 비치 비추천 후기

あかいいと 2023. 1.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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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사는 한국인 친구들, 그 친구의 외국인 친구들까지 연말 발리 회동. 덕분에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싶던 <Hotel Indigo Bali Seminyak Beach(호텔 인디고 발리 스미냑 비치)>에 또 왔다.
2017년 가오픈했을 때 한 번, 2019년 2월 한국에서 서핑 배우러 온 조카 데리고 한 번,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조식은 변함없이 괜찮았고, 단점은 더 극대화된 인디고 발리.

 

이 호텔의 장점은 조식뿐이라 빠르게 리뷰를 해보자면, 뷔페와 단품 메뉴의 밸런스가 좋고, 주스나 유제품이 디스펜서가 아닌 개별 유리병에 들어 있어서 위생적이다.

에그누들, 밀가루면, 쌀면 등 면 종류를 선택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마음에 쏙 든 누들 코너.
부드러운 차완무시, 뜨끈한 쌀국수와 아메리카노. 흡사 해장 아침 같아 보여도 이것은 이열치열. 인디고의 만행으로 속에서 천불이 끓어오르는 것을 다스리는 중.

 

그럼, 대환장파티 그 자체였던 인디고 발리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친구가 11.11 flash sale로 Room Only 예약해서 조식 불포함. 어차피 다른 친구들 오기 전에 하루는 내가 같이 지낼 예정이라 인디고 예약팀에 사전 이메일로 문의:
1. 동반자 등록 요청하면서 IHG 멤버십 넘버와 티어(다이아몬드 앰버서더) 전달하고 조식과 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지 문의 > 조식은 당연히 가능하고, 업그레이드는 체크인 2-3일 전에 결정되는데 경우에 따라 체크인 때 안내받을 수 있으니 프런트팀에 전달하겠다고 회신 > 인디고에 스위트 몇 개 없는 거 다 알고 있고 워낙 성수기라 업그레이드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가든 뷰라도 주차장 뷰만 피해달라고 재회신
2. 제습기와 모기 스프레이 준비해줄 수 있는지 문의 > 당연히 가능하고, 하우스키핑팀에 전달하겠다고 회신
체크인 때 물어보니 프런트에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하고, 멤버십 넘버를 적어주니 그때부터 옆 카운터, 백오피스를 우왕좌왕. 듀티 매니저가 나와서 내 이메일을 좀 보자길래 거기서 대폭발. 이메일을 나 혼자 썼냐, 확인을 해도 너네 예약팀이랑 확인을 해야지 그걸 왜 나한테 보여달라고 하냐. 그리고 내가 3일 전에 문의했으면 너무 급했나보다 하는데, 3주 전에 문의하고 너희가 다 컨펌해놓고, 체크인 사전 준비를 어떻게 하는거냐. 그제야 백오피스에서 확인하고 오더니 조식은 포함인데 만실이라 업그레이드는 못 해준다고. 하..할많하않. 포기하는 심정으로 일단 체크인.

 

아니나 다를까, 내 기억대로 방은 습하고 침구는 눅눅. 당연히 가능하다던 제습기나 모기 스프레이는 당연히 없고, 정말 머리 뚜껑이 날아갈 뻔한 주차장 뷰!

 

싱가포르에서 아침 먹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는 친구를 데리고 일단 식당행.
아락 하이볼 두 잔과 팟타이, 양고기 스튜 주문. 하이볼이 먼저 나오고 술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나올 생각이 없는 밥. 주문 받는 서버 따로 칵테일 만드는 직원 따로 테이블 세팅하는 직원 따로인 것까지는 그렇다 치고, 분업이나 잘 되면 모르겠는데 우르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이 주문받는 데 20분, 음식 나오는 데 50분, 계산서 받는 데 또 30분. 둘러보니 다른 테이블도 다 같은 상황.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모를 2시간짜리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제습기와 모기 스프레이 요청하러 다시 프런트행.
주차장 뷰 때문에 머리 뚜껑이 날아갔다면 제습기를 모르는 프런트 직원 때문에 복장이 터지기 시작. (인니어로) "디휴미디파이어 알아?" 하면서 옆 카운터 직원들을 불러 모으더니 다같이 디휴미디파이어 디휴미디파이어 디휴미디파이어 돌림 노래. 습한 방을 건조하게 만드는 기계라고 설명해도 그들에게는 이미 들리지 않고, DEHUMIDIFIER라고 적어주고 그것도 안 돼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보여주고 나서야 상황 종료. 하우스키핑팀을 보내줄 테니 방에 가서 기다리라고. 제습기, 모기 스프레이, 아이스 버킷을 꼭꼭 씹어주듯이 요청하고 일단 방으로.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한참 만에 나타난 하우스키퍼 손에는 전자 모기약 리퀴드 리필 한 통만 덜렁. 프런트에 전화하니 제습기는 없다 하고, 내가 말한 모기 스프레이는 이게 아니라 하니 호텔에 모기 퇴치제는 그게 다라고. 이쯤 되니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는구나. 아이스 버킷은 언제 갔다주냐 물으니 프로세싱 중이란다. 한 시간 정도 더 기다리다 또 전화했고, 아이스 버킷이 가는 중이란다. 결국 그날 밤 아이스 버킷은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프런트에 가서 어제 요청한 아이스 버킷이 오지 않았다고 하자 돌아온 대답은 "really sorry, but hard to tell what happened." 5성급 호텔에서 처음 들어본 충격적인 말이라 얼어붙은 입과 새하얘진 머리. 아..여기는 답이 없구나,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다. 호텔에서 F&B와 팁을 아낌없이 쓰는 난데, 1 루피아도 더 쓰지 않겠다는 오기를 발동시킨 인디고. 오죽하면 사람 많은 곳을 질색하는 내가 풀 바 대신 스미냑 비치에 누웠을까.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불호 글을 쓰느라 이렇게 시간을 투자한 적은 또 처음.
하룻밤이라 다행이었고, 다시는 보지 말자 인디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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