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발리여행 (23)
Life well travelled
우붓에 간다고 하니 인도네시안 친구가 첫 번째로 추천해준 핫플레이스가 여기. 문 연 지 1년도 안 되었고, 위치도 조금 난감해서 아직은 시끌벅적하지 않은 우붓 중심가의 끄트머리, 경사로 초입인데다 눈에 띄는 간판도 없어서 하마터면 짬뿌한 릿지 워크까지 걸어갈 뻔. 인스타 검색하면 제일 많이 보이는 고양이 거울. 남들은 다 잘 찍는 거울 셀피 나도 한번 시도해보았으나 역시 안 될 일. 어차피 안 될 셀피는 재빨리 집어치우고 시원한 거, 맛있는 거 먹으러 2층으로- 높은 층고와 사방에서 쏟아지는 햇빛으로 어느 곳에 앉아도 포토존이 되는 카페 내부. 채광은 좋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비는 막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천장, 마음에 쏙 드는 티셔츠들: lazy fitness junky, lazy techno mo..
예전 우붓이 조용한 휴식을 위한 곳이었다면, 근래의 우붓은 서울 성수동과 상수동을 합쳐 놓은 것보다 더 힙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전 세계 요기니들이 인도가 아닌 발리로 몰려든 덕분에, 요가원 근처에 각종 비건, 베지테리언 음식점과 카페들, 오가닉 식품점과 화장품 가게들이 말 그대로 우후죽순. 그리고 가로수길 포화로 세로수길이 생겨나듯이, 우붓 메인 로드에서 조금만 더 골목으로 들어가면 생긴 지 얼마 안 되어 훨씬 힙한 음식점과 카페들이 빼곡하다. 도 그중 하나. 손을 통해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한다는 요가 용어인데, 엄지와 검지를 붙이고 있으니 Gyana Mudra. 누구와 합석해도 불편하지 않은 분들만 웰컴- 이런 오렌지색 햇빛이 식물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시간, 카페가 가장 한산한 시간이기도. 용과 ..
커피 산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그리고 그냥 커피보다 루왁 커피가 더 흔한 발리. 4~5년 전만 해도 원두 파는 곳만 많았지 커피 한 잔 제대로 마실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서울보다 더 힙한 카페들이 넘쳐난다. 문제는 우붓 중심가에 넘쳐나는 카페만큼 관광객도 넘쳐나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길만한 곳이 없다는 것. 그러다 몽키 포레스트 아래쪽 작은 동네 골목길에서 발견한 아지트 삼고 싶은 카페 보이는 이 공간이 카페 전부인 것에 한 번 놀라고, 카페 입구에 앉아 손으로 커피콩을 한 알씩 고르고 있는 이 청년에게 또 한 번 놀라고. 보고 있는 내가 등이 굽고 눈이 빠질 것 같은 작업을 미동도 없이 착착착- 채식주의자들의 천국답게 비건, 베지테리언 케이크 그리고 글루텐 프리 쿠키. 청년이 한 알씩 골라낸 커피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