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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아버님과 주말 식사를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엄마 보러 구리에서 성수동 가던 길. 시댁 아파트 단지 후문에서 우회전하는 순간 뒤에서 '쿵' 분명 횡단보도도 빨간불. 신호 기다리는 사람들도 확인하고 2차로도 아닌 1차로로 진입했는데. 후방 거울을 보니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넘어져있다. 횡단보도 빨간 불 켜진 상황에 도로로 튀어나온 아이는 처음에는 연신 "죄송합니다"하더니 다치지 않았다며 부모님 연락처는 알려주지 않고 신랑 명함만 가지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초등학교 5학년생이었다니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알 정도의 사리분별은 있어보였다. 놀란 마음에 못챙긴 목격자 진술 확보, 목격자 전화번호 확인, 사고 현장과 차 사진 촬영, 보험 회사에 사고 접수까지 마쳤다. 할 만큼 했고 애는 찰과상 하나 없었던데다 내 잘..
콰트로를 사고 란도리 때보다 주차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당연하게도. 어느 날처럼 주차라인 양쪽으로 10cm씩 공간을 남기고 예쁘게 주차를 해뒀는데.. 아침 출근길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이 지경이 된 콰트로를 보고 주저앉을 뻔했다. 상처만 나도 속이 쓰릴 새 차인데 범퍼는 찢어진데다 휀다까지 움푹 패여있다니.. 게다가 하필 주차한 곳이 CCTV 사각지대여서, CCTV 세 대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범인은 찾을 수가 없었다. 콰트로의 처참한 모습. 말로 다 할 수 없이 속상하다. 범인을 못잡아서 결국 자차 보험 처리하기로 하고 서비스 센터에 보냈다. 이 상황에 다행이라는 소리가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우디 서비스 센터는 지금까지 다녀본 공업사의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내 차를 확인한 접수처 ..
집을 나설 때. 현관문이 잠기는 전자음을 듣고 현관문 손잡이를 두 번 당겨본다. 의심 많은 성격에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면서 한 번. 오늘 이 집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다짐하며 또 한 번. 퇴근 길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돌아왔구나' 생각할 수 있게- 그런데 어제 아침은 바쁜 마음에 현관문 손잡이를 당겨보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신종플루 예방 접종 맞으러 가다 회사 계단에서 발을 헛딛여서 제대로 굴렀다. 덕분에 피를 한 움큼 쏟고 응급실행. 지혈도 제대로 안해서 계속 피가 쏟아지는데 3시간을 눕혀놓고 누구 하나 들여다볼 생각을 안한다. ER이라며.. 간신히 의식을 차렸는데 파상풍 검사에 피 한 번 뽑으면서 바늘 하나를 제대로 못 꽂는 PK. '그래 너도 하나의 의사가 되려면 마루타가 필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