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ell travelled
"지구를 지키는 불편한 약속" 서약서를 쓰고 받은 머그컵. 이전에 사용하던 텀블러보다 더 가볍고 씻기 편하다. 파란 부직포는 손잡이 아닌 뜨거운 음료를 위한 컵홀더. 손잡이가 없다. 잘 깨지는 소재다. 출근해서 아침마다 설거지하기 조금 귀찮다. 그래도 익숙해지면, 퇴근할 때쯤 쓰레기통에 수북히 쌓이는 종이컵보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머그컵- 딱히 인도네시아의 원시림을 걱정해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컵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종이는 숲입니다] 캠페인의 머그컵 사용하기 약속에 동참.
회광반조(回光返照) 불꽃이 꺼지기 전에 일어나는 강한 빛 언제나처럼 출근해서 반갑게 인사하고 책상을 닦고 있는데 사람들의 걱정스럽다는 눈빛 반, 공포스럽다는 눈빛 반. 그러고보니 지난주 내내 철야 가까운 야근에 주말 이틀 오프행사까지 치르고 온 사람 치고는 너무 멀쩡한가. 오히려 평소 월요일보다 더 컨디션은 좋은 것 같기도. "사람이 죽기 전에 순간적으로 기운도 나고 정신도 맑아진다던데.." "말로만 듣던 그 회광반조 현상인가?" 내 지인들..그대들이 자랑스럽다. 매일 매일이 똑같아서 아무리 재미없게 사는 나라도, 눈이 시리게 햇빛 좋은 날, 하루 정도는 이유 없이 즐거울 수도 있는건데 말이지. 나조차 확인 할 수 없는 내 감정에 가감이 생기기 전에, 여기서 그만 멈추는 것이 좋겠다한다. 오늘 같은 햇살..
지리하게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오래만에 깨끗한 얼굴을 내비친 하늘. 커피를 기다리며 광정에서- 가장 좋은 조명은 햇살이다. 탁 트인 시계에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남산과 하얏트 호텔. 호텔 벽면에 비친 구름이 반짝이는 하늘-
어제 출장지에서 일하다 오른쪽 엄지 손톱 반이 날아갔다. 평소라면 아프다고 호들갑이었을만도 한데 피가 몽글몽글 올라오는 엄지 손가락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서도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생긴 생채기의 아픔에 둔감해지듯이 어쩌면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에도, 마음에 생기는 상처에도 점점 둔해지는 것일지도.. 손톱의 반을 잘라냈다. 내 마음은 이미 잘려 나간 것일까. 아니면 너무 굳어져서 잘라낼 필요조차 없는걸까.
PAUL 마니아인 내게 말이 필요 없는 베이커리 & 비스트로 PAUL이 한국에 들어온지는 이미 2년 정도 되었지만, 그간 여의도에 발 들일 일이 없어서 가보지 못한 곳. 매장을 가득채우는 빵 냄새와 입구에 적힌 PAUL의 타이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 역시 나는 PAUL 마니아. 주문한 오믈렛 브런치 세트에는 원래 크로와상이 나오는데 이번주에는 크로와상이 수입되지 않아서 시나몬 롤이 대신. 크로와상이나 빵 오 쇼콜라 같은 빵은 외국 지점에도 재료나 레시피를 제공하지 않고, 프랑스 현지에서 만들어서 급속 냉동 후 항공 수송으로 빵을 공급하고 있다. 브런치 세트의 메인 메뉴, 버섯 오믈렛. 개인적으로는 햄&치즈 오믈렛보다 버섯 오믈렛 추천. PAUL 브런치 세트의 백미는 요거트. PAUL 플레인 요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