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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대표님 인터뷰 촬영차 내려간 제주에서 대표님 기다리며 찍은 테스트 샷. 포토그래퍼가 조명이랑 색감 보고 다시 세팅하러 간 사이, 분명히 지운다고 지웠는데..맥 사용이 서툴어서 제대로 안 지워졌나보다. 전문가의 촬영 기술과 정성스러운 포토샵 작업으로 내가 내 얼굴을 보고도 "이게 나야?" 싶게. 그런데 이 사진을 본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당신 요새 표정이 딱 저래. 반쯤 넋이 나간 것 같은 표정." 얼마 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지 아마. "당신 정말 반짝반짝 빛나던 때가 있었는데..지금은 너무 지쳐보이기만 해." 빛나지 않는 20대도 있냐며 아무렇지 않게 웃어 넘겼지만, 생기 없이 건조한 모습을 잠깐이나마 거울에서 마주치면 스스로도 놀랍다. 직장 생활하며 과장 직함 달..
약정이 9개월이나 남은 아이폰이 말 그대로 "산산이" 부서졌다. 혓바닥은 이유 없이 찢어져서 피인지 밥인지 모를 식사를 하고, 오른발 신경이 눌려서 이틀에 한번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우호적 관계라고 생각했던 회사 동료는 하루 아침에 적이 되고, 그 덕분에 피할 겨를도 없이 업무 쓰나미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삼재(三災). 미신 따위 믿고 싶지 않지만, 이게 아니라면 작년부터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되는 악운을 이해할 방법이 없다. 자 이제 그만하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나에게도 "뜻밖의 행운"을 보여줘.
나에게 뮤지션을 단 두 명만 꼽으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이승환-김동률. CD 플레이어, MP3, 지금 아이폰까지..내 귀에 항상 걸려 있었던 음악들. 중고등학생 때 환님에게 가열차게 팬질하다 그가 장르를 바꿔 활동하면서 대학생 때는 률님에게 홀릭했다. 집도 친구도 없던 프랑스에서의 첫 가을, 두(Doubs)강변에서 아주 긴 산책을 하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두 가지. 낙엽 냄새와 비 오기 전날의 흙냄새 묻은 가을 바람, 그리고 김동률 3집 프랑스 유학 시절을 함께한 연인 같은 목소리. 브장송에서 만났던 지현 언니 덕분에 더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오빠가 TV에 나오면 어떤 기분이냐 물었었는데, 이제는 온군이 TV에 나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 내가 되었다.) 2013년 1월 19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