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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대전 부모님 댁 안방 욕실로 연결되는 작은 드레스룸에는 엄마의 화장대가 있다. 화장대라고 이름 붙이기 미안할 정도로..초라한 화장대. 아이크림, 영양크림 같은 기능성 화장품은 고사하고, 스킨도 하나 없다. 내가 언제 선물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비비크림과 동생이 두고간 선크림 하나. 여행용 파우치에는 샘플만 잔뜩이고, 평소에 엄마는 뭘 바르는지..아니 여기서 바를 수 있는 게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생 때 선물한 별자리 코롱은 이사할 때마다 들고 왔을까. 이미 향도 다 날아갔을텐데.. 손톱이 자주 깨진대서 사다 준 투명 매니큐어는 내가 발라준 이후로 열어보지도 않았을 거면서 화장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뭐가 필요한지 확인해보려고 사진을 찍었는데 있는게 없으니 보고 말 것도 없다. 마음이 ..
SONY alpha NEX-3 화이트. 그리고 CPLAY 카메라 백 큐브 초코. 선물 받은지는 꽤 되었는데 찍을 만한 피사체가 없어서 직접 피사체가 된 화이트와 초코- 다음주 부산국제영화제 출장 때 실력을 보여줘- 화이트 초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We're both so busy, that it's easy sometimes to take each other for granted. On our special day, I want to remind you how much I love you. ..and that, no matter how busy life gets, I'll always be grateful for your love. Baby, Happy Anniversary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보통 여행을 오면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되는데 이번 여행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생각하려고 할수록 머리는 물론 마음까지 무거워진다. 서른.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더라는 서른이지만, 나 또한 무언가 특별할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20대를 마무리하지 않고 30대를 맞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랄까. 무엇인가 변화시키려 애써보지 못했는데, 나는 성장하지 않았는데, 단지 3개월이라는 시간만 지나면 거저 30대가 된다니. 그리도 아프다던 스물아홉의 몸살. 나는 겪지 않고 지나가는가 했는데 여행 중에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일요일인 것조차 느낄 수 없게 만드는 하버드의 치열한 공기 때문일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이폰 배터리 부족 알럿이 뜰 정도로 밤새 울려댄 특정 전화 번호의 부재중 전화. 어떤 개념 없는 인사가 새벽 3시가 지난 시간에 이렇게 줄기차게 전화했나 싶었는데 발신처는 다름 아닌 현대카드사고방지팀..응? "고객님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카드는 소지하고 계신가요?" 저랑 술래잡기 하시나요.. 잠 좀 깨고 전화하겠다고 전화를 끊고, 지갑 속에 얌전히 들어있는 카드도 확인했는데.. 이런 걸 보고 아닌 밤 중에 스페인이라고 하는 건가. 기절해서 자고 있는 사이 스페인에서 23 Euro 정상승인?! 게다가 듣도 보도 못한 이 가맹점은 어디? E.S.OSEIXO,S.L. 사고방지팀 확인결과 내 카드가 해외 어디선가 복제되어서 스페인까지 건너가서 사용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날 9월 1일 밤 1..
09학번 후배가 찾아왔다. 방학이라 인턴이나 어학연수 상담을 하려나 했는데 군대 간단다. 90년생도 군대 가는구나. "제가 아는 학교 선배님 중에 선배님이 최고 학번이에요" 고맙구나.. 학교 다닐 때 구경도 못해본 까마득한 학번의 후배가 내민 선물. Passion5 푸딩 세트. 플레인-블루베리-망고. Passion5의 푸딩 삼형제를 두 병씩 담아온 센스- 오늘 아침 대용으로 플레인 하나만 섭취. 아껴두고 먹어야지. 바쁜데 시간 내주고 좋은 얘기 들려줘서 고맙다던 후배님. 제대하는 날까지 몸 건강히-
나는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너는 왜 그렇지 않냐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물음. 일에 대한 애정은 사람에 대한 그것과 다르지 않다. 오롯이 감정의 문제인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더욱이 감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에 대해 어떻게 같은 애정을 기대하고 요구할 수 있을까. 게다가 사람에 대한 애정도 주기만하면 지치는 법인데, 마르지 않는 애정을 일에 쏟으라면서 어떻게 반대급부는 생각지 말라할까. 가능하지도 않은 애정 질량 저울질 덕분에 남아있던 일말의 애정마저 증발시켜버린 밤.
일을 하다보면 숨이 곧 넘어갈 듯이 바쁜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에도 모르는 척 할 수 없는 이름의 전화. "민아, 나 오늘 세차했다" 머리속으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잘했다는 내 말에, 진공청소기로 실내도 깨끗하게 청소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이 줄줄이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빠듯한 일정에 담당자 목이라도 조르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약간은 어이 없고, 한편으로는 세차한 걸 자랑하려고 전화한 녀석이 귀여워서 그냥 웃고 만다. 불 같이 화 내고, 회사 건물 내려앉을 듯이 한숨 쉬다가도 가끔 이렇게 뜬금없이 전화해서 "대청소했다", "설거지했다"면서 보고하는 녀석이 내 화를 삭힌다. 쉴 새 없이 동동거리고, 소리 지르고, 한숨 쉬다가..피식피식 웃는 내가 다른 이들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