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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사진은 피사체에 대한 애정의 깊이를 반영하는 것. 내 초등학교 졸업식 때였나.. 아빠의 카메라 든 손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사진도 기술이어서 찍는 만큼 스킬은 좋아질 수도 있고 오랜동안 손을 놓고 있다보면 무뎌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빠의 사진에는 어떤 기법으로도 잡아낼 수 없고, 어떤 보정으로도 담아낼 수 없는 애정이 있어서.. 아빠 사진 속의 나는, 그 애정의 깊이만큼 빛나고 있다.
"지구를 지키는 불편한 약속" 서약서를 쓰고 받은 머그컵. 이전에 사용하던 텀블러보다 더 가볍고 씻기 편하다. 파란 부직포는 손잡이 아닌 뜨거운 음료를 위한 컵홀더. 손잡이가 없다. 잘 깨지는 소재다. 출근해서 아침마다 설거지하기 조금 귀찮다. 그래도 익숙해지면, 퇴근할 때쯤 쓰레기통에 수북히 쌓이는 종이컵보다 여러모로 기분 좋은 머그컵- 딱히 인도네시아의 원시림을 걱정해본 적은 없지만, 어쩐지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컵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종이는 숲입니다] 캠페인의 머그컵 사용하기 약속에 동참.
회광반조(回光返照) 불꽃이 꺼지기 전에 일어나는 강한 빛 언제나처럼 출근해서 반갑게 인사하고 책상을 닦고 있는데 사람들의 걱정스럽다는 눈빛 반, 공포스럽다는 눈빛 반. 그러고보니 지난주 내내 철야 가까운 야근에 주말 이틀 오프행사까지 치르고 온 사람 치고는 너무 멀쩡한가. 오히려 평소 월요일보다 더 컨디션은 좋은 것 같기도. "사람이 죽기 전에 순간적으로 기운도 나고 정신도 맑아진다던데.." "말로만 듣던 그 회광반조 현상인가?" 내 지인들..그대들이 자랑스럽다. 매일 매일이 똑같아서 아무리 재미없게 사는 나라도, 눈이 시리게 햇빛 좋은 날, 하루 정도는 이유 없이 즐거울 수도 있는건데 말이지. 나조차 확인 할 수 없는 내 감정에 가감이 생기기 전에, 여기서 그만 멈추는 것이 좋겠다한다. 오늘 같은 햇살..
어제 출장지에서 일하다 오른쪽 엄지 손톱 반이 날아갔다. 평소라면 아프다고 호들갑이었을만도 한데 피가 몽글몽글 올라오는 엄지 손가락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서도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몸에 생긴 생채기의 아픔에 둔감해지듯이 어쩌면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에도, 마음에 생기는 상처에도 점점 둔해지는 것일지도.. 손톱의 반을 잘라냈다. 내 마음은 이미 잘려 나간 것일까. 아니면 너무 굳어져서 잘라낼 필요조차 없는걸까.
매일 같이 싸우던 사람도 미운 정이라는 것이 있어..돌아서면 마음이 편치 않은데 고운 사람 떠나보낸 마음이 어떻게 아프지 않을까. 나는 둔한 사람이어서 그 아픔 오래 가지 않을테니.. 당분간만..아주 잠시동안만 마음을 도닥인다.
백곡을 윤택하게 하는 봄비가 내린다는 절기인 곡우. 비 소식이 있을거라는 일기예보와는 반대로, 유달리 포근한 날씨. 그리고 회사생활 5년 동안 엮일 일조차 없던 타본부의 깜짝 선물. 누가 떡상자라고 생각할까 싶을 만큼 깔끔한 디자인에 복지사례(伏地謝禮)라고 적혀있다. 복지사례(伏地謝禮) 땅에 엎드려 공손히 고마움에 대한 사례를 표함. 절편과 꿀떡, 백설기까지 한 입 크기로 포장되어 있는 떡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색감- 뜻밖의 작은 선물 하나로, 누군가에게 감사 받을 삶을 살고 있는지 잠깐 생각하게 되는 시간.
그 사람을 뭐라고 불러본 적이 없어서 나는.. 뻐꾹이가 뻐꾹뻐꾹 울듯이, 따옥이가 따옥따옥 울듯이, 새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사람이 어떤 감성을 가지면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김규완 작가답다.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드림카가 있다. 갓 스무살 때부터 드림카였던 Audi A6는 동생이 먼저 사버렸고, 여자인 내가 몰기에 크기도 너무 컸다. 그 이후로는 폭스바겐 PASSAT가 줄곧 드림카였고 갖고 싶었다. 운전을 하다가도 그 차가 옆으로 지나가거나 도로 위에 세워져 있으면 넋 놓고 볼 정도였으니까. 첫 차였던 란도리를 보내고, 올 봄 뉴 PASSAT 입양하려고 폭스바겐에 들러서 컬러까지 정했다. 내가 고른 컬러는 한국에 재입고 될 때까지 두어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는데..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고민했고, 결국 오늘 "안녕 PASSAT" 해버렸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인연이 닿아 알게 된 고3 아이들 세 명이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꿈도 있는 아이들. ..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복도 건너편에 앉은 어린(?) 남학생의 통화 내용을 본의 아니게 듣게 되었다. 내용인 즉슨, 남자가 전화를 걸었고 여자가 전화를 받지 못했다. 다시 전화를 건 여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끊어졌다"고 말했고, 남자는 "내가 소리샘 넘어간다는 메세지까지 듣고 끊었는데 무슨 전화를 받았다는거냐"는 내용이었다. 간혹 이렇게 휴대폰 때문에 싸우는 커플들을 보게 된다. 아니 자주. '문자를 보냈는데 왜 답문을 안보내냐' 때로는 답문의 개수로 싸우는 커플도.. '전화는 왜 꺼두었냐', '주변이 왜 이렇게 소란스럽냐' 등등. 대체 이들에게 휴대폰 없는 연애가 가능하긴 한걸까. 휴대폰이 없었던 시절의 나는 연애를 하기에는 어렸던 나이라 당시의 연애가 어땠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지금처..
함박눈 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하우스 파티! 화이트 크리스마스 하우스 파티 준비 칠레산 G7, 프랑스산 Vieux Papes- 둘 다 테이블 와인이지만 가격대비 훌륭한 아이들. iPhone / TiltShiftGen 양송이,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파 볶음에 구운 닭 안심을 넣고 생크림과 A1으로 만든 소스 투입. Food Creator 쭈군이 만든 이 메뉴의 이름은 'A1닭볶음탕' iPhone / TiltShiftGen iPhone / TiltShiftGen Happy white Christmas for you 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