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발리 여행 (38)
Life well travelled
일주일에 최소 5일 이상 고기를 먹는 육식주의자에게는 호텔 스테이크가 조식만큼이나 중요한데, 이상하게도 꾸따나 스미냑에는 스테이크를 잘하는 곳이 없다. 고기 좀 한다는 W 발리 스미냑의 스테이크 하우스 에서 미디움을 시켰는데 웰던을 갖다줄 정도니.. 꾸따-스미냑에서 괜찮은 고기를 찾아 헤매다 겨우 정착한 곳이 . 30일 드라이 에이지드는 호주산/미국산, 논 에이지드는 호주산/일본산 등 선택지가 다양한 편. 평소 bone-in cut을 선호하지 않는데, 직원의 강권(?)에 가까운 추천으로 900g 포터하우스와 구운 아스파라거스 주문. 뼈 있는 스테이크도 이렇게 잘 구워오는 걸 보면 어떤 스테이크를 시켜도 doneness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고기는 뼈 무게 빼면 500g 정도. 둘이 먹기에 부족한 양은..
2018년 세인트 레지스에 묵으면서 처음 방문했을 때 너무 실망하고, 이후 세인트 레지스에는 네 번이나 더 투숙했지만 밥 먹으러 가볼 생각도 안 했던 . 세인트 레지스에서 친해진 직원들이 하나같이 묻는 것이 "리조트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고, 보네카랑 구르망 델리 음식은 좋아하면서 까유뿌띠는 왜 안 가?" 그래서 오래전 끔찍했던 경험담을 말해줬더니, 그때 그 셰프도 바뀌었고 메뉴도 많이 달라졌으니 꼭 한번 다시 가보라고. The Astor Brunch(일요일 브런치)가 더 유명한데, 가서 또 실망할까 봐..일요일 브런치보다는 간소하고,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덜한 The St. Regis Bali Brunch(토요일 브런치) 도전. 생과일 착즙 주스나 스무디도 있지만, 물로 배부를까 봐 음료는 아이스티로. ..
알로프트 조식 대신 애용한 외부 식당 두 군데 중 한 곳은 팻 차우, 그리고 . 베이커리와 음식이 대체로 맛있고, 꾸따에서 제대로 된 스무디 볼을 먹고 싶다면 여기로. 타투 하우스가 즐비한 골목과 어울리지 않는 브런치 카페. 낮엔 그나마 괜찮은데, 밤이 되면 분위기 요상한 마사지 집들에 조명이 켜지고, 여자들끼리 다니기에는 불안한 동네라 조심.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넓은 내부, 그리고 생각보다 촘촘한 테이블 간격. 본격 식사 시간에는 저 많은 테이블에 가득 차는 손님들 때문에 일행과 대화도 힘들 만큼 시끄러워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발리에서 바쁠 일 없으니까 밥때는 피해서 갑시다. 스무디 볼 맛집. 코코넛 밀크, 오트 밀크, 소이 밀크 세 가지 식물성 우유에, 들어가는 과일에 따라..
발리 햇볕에 상한 머리가 빗질이 안 되는 수준이라 크림바스하는 스파를 찾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곳이 바로 . 먼저 가본 스미냑 지점에서 크림바스에 대만족하고 사누르에도 지점이 있다길래 어딘가 알아봤더니, 몇 년째 Jl. Danau Tamblingan(잘란 다나우 땀블링안)을 지나다니면서 대체 뭐 하는 곳인가 궁금했지만, 안은 보이지 않고 선뜻 들어가 보기는 힘들었던 하얀 담장 집. 드디어 들어가 본 TSL은 카페인가 미용실인가 마사지샵인가 네일샵인가. 문 닫을 시간에 예약하려고 들어가서 찍은 사진이라 아무도 없을 뿐, 영업시간에는 빈 의자가 없을 정도로 북적북적. 사누르에서 때 빼고 광내고 싶은 외국인들은 여기 다 모이는 듯. 로레알처럼 기성 제품을 쓰는 손상 헤어 트리트먼트도 있지만 TSL에..
인도네시아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발리에서 6개월-1년쯤 살고 싶은데, 발리에서 "살게" 된다면 동네는 단연 사누르. 오래전부터 호주 은퇴 이민자들이 터를 잡은 탓에 관광지라기보다는 생활 지역의 느낌이 강하고, 음식점이나 스파도 생겼다 없어지고 다시 생기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한자리에서 꽤 오래 영업 중인 곳이 많다. 도 그중 하나. 요가원과 스파가 함께 있는 로 시작해서, 250m 거리에 마사지만 하는 오픈. 입구에서 신발 벗고 들어가면 왼쪽으로는 발 마사지 받는 곳, 그 뒤로 전신 마사지룸이 하나 있고, 나머지 마사지룸 2개는 2층에. 팬데믹 이후로 웬만하면 로드샵 마사지 베드에는 눕지 않으려고 발 마사지만 받았는데, 여기는 베드와 시트를 깔끔하게 관리해서 오랜만에 로드샵에서 받아본 전..
사누르 한식집 리뷰를 쓰면서 언급한 김에 스미냑 원픽 한식집 후기를 풀어보기로 해요. 팬데믹 때 상권이 다 죽었던 스미냑 윗동네에 음식점과 카페가 속속 돌아오고, 치 비 칩스도 올해 초 재오픈. 힙한 상권이 짱구로 거의 다 넘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몇몇 스미냑 핫플레이스는 Jl. Petitenget(잘란 쁘띠뗑엣) 근처에 몰려있고, 바로 옆에 있는 한식집처럼 안 생긴 한식집. 한식당 밑반찬에 김치와 무채가 나오는 건 많이 봤어도, 물김치는 독보적. 물김치가 맛있으니 열무국수는 틀림없이 맛있을 텐데, 메뉴 8개를 시켰지만 열무국수 자리가 없네. 열무국수는 다음 기회에.. 주문도 안 한 된장찌개는 기본 찬에 포함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삼겹살같은 구이류 주문하면 나와요. 인도네시아에서 잡내 없는 돼지고기..
한식이 몹시도 땡기던 날이었지. 사누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식당에서 양념돼지갈비로 낭패를 보고, '이대로 호텔로 돌아갈 순 없다. 2차 가자!' 해서 찾아간 . 남의 집 돼지갈비 분풀이로 갔는데, 사누르 최애 한식당이 되어 2주 동안 다섯 번 재방문. Warung은 한국으로 치면 간이음식점. 인도네시아 친구들한테 Warung과 Restoran의 차이를 물어보면, 벽이 있네 없네 가격이 얼마정도 차이가 나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여긴 누가 봐도 와룽 그 자체. 기본 찬은 무채, 김치, 가지튀김. 그래도 1차로 돼지갈비를 그렇게 먹고 왔으니 간단히 김밥에 떡볶이만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뭘 하나 더 먹어봐야겠다 싶어서 바지락 칼국수 추가. 국물이 어찌나 시원한지 일부러 술을 한잔이라..
호텔 식음료 후기를 쓸 때는 조식부터 점심-저녁 순서대로 정리하는데, 는 이 호텔 F&B의 꽃이라는 선데이 브런치로 시작. 매주 일요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피자리아 뷔페로, 1인 IDR 450K++, 칵테일, 와인, 맥주 등 알코올 무제한 패키지는 1인 IDR 950K++. 주문한 다른 음료들은 결국 제대로 마시지도 않고, 이것만 대여섯 번 리필했을 정도로 맛있었던 사과 향 웰컴 드링크.. 베이스 음료가 뭔지, 뭐가 들어갔는지 훨씬 더 자세히 들었는데, 며칠이나 지났다고 기억을 못 하니 내 머리야.. 여행하면서 당일 포스팅하는 블로거들은 진짜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얏트 리젠시 발리는 빵 맛집. 사워도우나 바게트, 페스츄리(페이스트리)는 기본이고, 개인적으로 발리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포카치아, 프레첼..
팬데믹이 한창일 때에도 웬만하게 돌아가던 안다즈와는 달리, 오너가 같은 호텔이 맞나 싶게 조경, 방역, F&B 모두 내팽개쳐서 '하얏트 리젠 시발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 안다즈에 묵으면서 스파 받으러 건너가면 오랜만에 밥 구경한다는 듯이 말 그대로 달려들던 모기떼와 회색 콘크리트 건물에 그 건물마저 잘 안 보일 정도로 늘어진 나뭇가지들로 버려진 정신병동 같았던 외관 때문에 한동안 믿고 거른 이 호텔에 어쩌다 와본 것도 모자라 19박, 그중 15연박이라는 대기록 작성. 연신 '여기 묵는 게 맞나' 걱정하면서 도착한 로비. 체크인 손님이 도착하면 징을 쳐주는데, 그 징 소리가 지옥문 입장하는 소리처럼 들릴 정도로 몇 개월 전만 해도 엉망진창이었던 하얏트 리젠시 발리의 환골탈태. 객실 앞 복도에서 본 안뜰..
코로나가 창궐했던 3년 전 이맘때쯤, 관광객 가뭄으로 5성급 호텔들이 조식 포함 5~8만 원 특가 패키지를 쏟아내던 발리. 팬데믹 전에는 접근성 떨어지는 애매한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그 위치가 오히려 장점이 된 도 1박에 IDR 800K++, 세금 포함 약 8만 원. 가격에 홀렸던 첫 투숙 경험이 꽤 흡족해서, 그 이후에 백신 맞고 누우러 두 번째 방문, 그리고 이번엔 열흘 장기 투숙. 날씨 좋으면 발리 공항에 내릴 때 비행기에서도 보이는 르네상스 울루와뚜 날개 지붕. 한낮의 인피니티 풀은 관상용, 노을 질 때가 수영하기 딱 좋은 시간. 한적하기가 거의 프라이빗 수영장 수준인 로어(정글) 풀. 장기 투숙 요금으로 가든 뷰 일반 방 10박에 19jt 루피아, 약 160만 원. 메리어트 티어+재방문 로열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