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TALK/day trip (33)
Life well travelled
시외할머님의 아흔 번째 생신을 맞아 할머님 계시는 초정으로. 시댁 집안 행사고, 며느리라고는 아직 나밖에 없어서 고생할까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 생각과는 달리, 아무것도 못하게 하시는 어른들 덕분에 집주변 산책에 나섰다. 농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모내기는 늦봄에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6월이 다 되도록 모내기가 끝나지 않은 논들이 여기저기. 오랜만에 보는 보리밭과 마지막 송이를 피워낸 아카시아, "여기가 마을 입구"라고 알려주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평소에는 녹색이라면 질색하는 나지만, 역시 사람은 녹색을 보고 살아야 하겠지. 눈 시리게 푸른 빛을 한참 보다보면 일하면서 얻은 만병이 조금 수그러드는 느낌이랄까. 점점 성장하고 있는 최서방의 사진 실력. 언젠가 안정된 구도는 물론이고, 조금 더 '길게' ..
하루종일 홍대에서 늘어지기로 한 일요일. 에서 점심 먹고, 북카페에서 공부도 좀 하고, 에서 제주오겹살을 먹기로. 홍대 사옥에서 있을 때 워크샵했던 이나 같은 북카페도 많지만, 날씨가 좋은 탓인지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근처에 가기도 꺼려지던 차에 검색으로 발견한 북카페 대놓고 오래있어도 괜찮다는 이 카페, 이름만으로도 솔깃하게 만든다. 게다가 에서 걸어서 3분 거리. 산울림 소극장 맞은 편에 있다해서 찾아갔더니 전주식당과 새싹밥상 2층에 있는 카페. 건물의 전체적인 느낌도 북카페가 있을 자리는 아닌듯한데..이 언발란스란. 밖에서 보던 언발란스한 카페는 온데간데 없고, 원목 느낌으로 따뜻한 카페 내부.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자리와 조모임을 위한 큰 책상,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앉을 수 있는 좌식 공간도...
일본에서 먹었던 오야꼬동이 생각나도 서울에서 제대로 된 오야꼬동을 먹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오야꼬동이 먹고 싶은 날이면 갈 수 밖에 없는 홍대 신랑도 오야꼬동을 좋아하고, 둘 중 한 명이 오야꼬동이 먹고 싶어서 간 날에는 다른 한 명은 가츠동이나 규동을 시키기도 하는데, 다행히 이곳의 다른 메뉴도 다 맛있다. 가라아게동도. 아마도 요리를 직접하시는 일본인 사장님의 손맛인듯. 홍대에서 마포도서관을 지나 홍대입구역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 사람이 다닐 것 같지 않은 작은 골목에 있어서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맛이나 가격에 비해 북적거리지 않고, 간혹 식사시간이라서 웨이팅이 있어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닭고기와 달걀 반숙이 올라간 덮밥, 오야꼬동.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에, 자박한 국물이 부드..
한남동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고급 빌라 단지 한남 더 힐(The Hill). 원래도 대사관들과 UN 빌리지 덕분에 숨어있는 고급 음식점은 꽤 있는 편이었지만, 한남 더 힐이 들어선 이후로 한남 오거리를 중심으로 안쪽 골목들이 초기 가로수길 모습을 닮아간다. 덕분에 회사 근처에서 점심 식사를 할 만한 곳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폭우에 이어진 숨막히는 황사가 걷힌 화요일 점심,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위치는 플라워 카페로 소개한 바로 옆 건물. 역시 사진의 완성은 햇빛. NEX로 찍었으면 더 잘 나왔겠지만, 많이 아쉬운대로 iPhone 3Gs를 들이밀었는데도 햇빛이 얼마나 좋았는지 기본이 이 정도. 붉은 벽돌 건물이고 외부에는 변변한 간판조차 없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3/4은 테이블이고, 1/4은 ..
느긋한 주말 데이트..라고는 해도 실상은 오피스텔 1층 파리바게트에서 벽 뚫는 공사를 하느라 드릴 소리에 망치 소리에.. 머리가 울리고 심장이 두근대서 대피하듯 집에서 나왔다. 둘 다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다보니 한남동으로. 평일에도 질리게 오는 한남동이라 주말에는 가급적 피하고 싶었지만, 가로수길, 삼청동, 홍대..서울 시내에 괜찮다싶은 카페가 있는 곳은 대부분 인파에 몸살하기 십상. 주한멕시코 대사관 옆으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면 보이는 하얀 건물 1층 플라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약간 습한 공기와 갖가지 꽃과 풀내음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화원 같은 곳. 체감하기에는 아직 겨울인데, 봄이 만개한 것 같은 카페 내부. 그래서 카페 이름도 blüte(..
Daum이 미디어후원하는 HUNDERT WASSER의 한국 전시 정식 일정 전에 팝업 스토어 관람 및 기자간담회 건으로 초청받아서 가게 된 압구정 CGV 팝업 스토어,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기프트 샵과는 다른 개념의 문화-브랜드 접점이다. 이번 시네 드 쉐프 팝업 스토어는 문화-영화-음식을 CGV 브랜드에 적절히 잘 얹어놓은 그림. 일시적이라는 이유로 적당히 대충대충 준비한 팝업 스토어들의 잔영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훈데르트 바서 팝업 스토어는 전체적 구성과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인테리어에까지 세심하게 반영했다. 작품 미니어처 몇 개 걸고 작품 확대 복사한 시트지나 벽면에 붙여놓은 팝업 스토어와는 사뭇 다르다. 훈데르트 바서의 대표적인 작품 을 설명하고 있는 분은 이번 기획전 큐레이터 SU..
외출하지 않으면 날씨에게 미안할 것 같았던 주말, 헤이리 산책. 헤이리에 갈 때마다 으레 들리던 물고기나무 말고 새로운 카페를 찾아다니다 발견한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 1층의 작은 blume에서는 핸드 드립 커피 테이크 아웃도 가능. 작은 가게 안에서 원두를 볶고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다보니 커피향이 가득하다. 마침 원두가 떨어져서 이가체프 100g 구입. 아기자기한 2층 카페. 카페 입구 맞은 편 금산 갤러리는 쉬는 날. 기억 앞에 서다.
그동안 정들었던 란도리를 보내고, 앞으로 나와 출퇴근을 함께 할 새로운 애마 아우디 A4. 고속도로 신고식도 할 겸 가족들과 금강 드라이브 중 첫 촬영- 매끈한 뒷태와는 달리 묵직한 A4의 앞모습은 로보트로 변신이라도 할 기세. A4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매력적인 day-light 아이라인 from Audi official site 운전석 앞에 앉아 방울 소리를 내는 마네키 네코(招き猫) 항상 안전운전 =)
고깃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점심 메뉴가 더 훌륭다고 생각하는 회식의 여파로 건강한 점심이 필요해서 생각해낸 단풍나무집 점심 특선 비빔밥! 다른 식당들처럼 많은 종류의 반찬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반찬 하나 하나 정갈하고 깔끔하게. 돈나물 무침은 나물에 초고추장만 얹어놓았을 뿐인데..왜 구내식당에서 먹으면 비릿한 맛이 나는 걸까. 처음 갔을 때 비빔밥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 커다란 놋그릇에 이렇게 달걀 올라간 밥만 덜렁 나와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나물과 볶은 고기는 다른 접시에. 비빔밥 세트에는 찌개도 포함이고,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중에 선택 가능. 깔끔한 점심 비빔밥 세트는 7,500원. 그리고 여름에 더 시원한 김치말이 쌀면은 5천원, 점심부터 고기 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우삼겹 세트(밥과 찌개 포함..
[최고의 냉면집 맛 대 맛 비교] 특집 기사를 보고 꼭 한번 가고 싶어서 벼르고 있었던 정통 평양냉면집 작은 골목 안쪽이라 잘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염리동 주민센터가 보임과 동시에 길게 늘어선 줄이 보인다. 평소 같으면 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에 발 들이지 않는 편이지만, 뭔가 오기가 발동했달까.. 건물을 한바퀴 돌아선 줄 끝에서 30분을 기다렸는데, 이미 다녀오신 분들 말씀으로 30분은 애교라고. 많이 흔들렸지만 주인 아주머니 외에 누구의 초상권도 침해하지 않는 사진으로 선택. 건물 1층에서 테이블 6개짜리 식당으로 시작해 2층에도 자리를 내고 뒷쪽 가정집까지 확장. '평양냉면'이라고 쓰인 붉은 페인트 간판이 다 벗겨진 앞건물과 달리, 깔끔한 느낌의 뒷건물 입구.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주문한 물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