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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ell travelled
오가는 길에 몇 번이나 지나치면서도 선뜻 들어가 볼 생각이 들지 않았던 그런데 밥 시간이든 아니든 항상 테라스 석은 대만원이고, 마침 나오는 음식도 맛있어 보이길래 한번 들어가 보기로. 역시나 테라스 석에 빈자리도 없지만, 오토바이며 버스 매연 뿜뿜하는 도로 코앞에서 식사하는 건 내키지 않는다. 며칠 지내다 보면 오토바이가 못 다니는 짬뿌한 릿지 워크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실감하게 되는데, 오토바이 매연은 자카르타 뺨을 치고도 남는 우붓. 요즘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슈퍼푸드 스피룰리나로 만든 이름하여 슈퍼 그린 주스. 몸에 좋으니까 맛은 말하지 않기로 합니다. Super green juice: organic spirulina flakes, spinach, pineapple, lime, apple juice..
우붓에서 유기농 음식과 채식에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서 찾아간 디톡스 주스바 겸 로푸드 레스토랑 구글 지도로 봤을 땐 걸어갈 수 있는 거리 같았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왜 이 길로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는지 알게 되고,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는 마지막 2~300m에서는 구글 지도에 사기당한 느낌마저.. 절대 걷지 마세요. 땀 샤워를 하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 세상 여유로워 나만 빼고.. 주스와 음식을 주문하고 유기농 식품과 화장품들을 둘러보니, 여기 발리 부다보다 위험한 곳이다.정신줄 놓고 지갑 여는 순간 2~3,000,000 루피아 쓰는 건 일도 아닐 만큼 좋은 제품, 사고 싶은 제품들이 많다.택시를 타고 우붓 중심가로 나가더라도 코코마트까지 걸어가야 하는 길을 생각해서 참고 또 참고..
우붓 논뷰 카페들 중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여기서 "접근성이 좋다"는 건 도보로 3km를 걸을 것인가 1km만 걸어도 되는가의 차이랄까. 우붓 팰리스 앞쪽으로 쭉 뻗은 큰길 Jl. Raya Ubud(잘란 라야 우붓)에서 타투샵이 보이는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좁은 골목이 나오는데, 너무 좁고 막다른 골목 같아서 이 길로 가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 길이 맞다. 그 좁은 골목만 잘 벗어나면 본격 논길 시작- 우붓 요가 하우스가 보이나요? 그럼 온 만큼 더 가면 됩니다. 논길 따라 1km 정도를 걸어 도착한 화장실과 주방 외에는 벽이 없고, 기둥 몇 개가 이렇게 동그란 지붕을 이고 있는 독특한 구조. 오픈 초기에는 지붕도 기둥도 없이 흰 천으로 햇빛만 가려주는 막사였다고. 기둥 안쪽으로는 입식 테이블이..
우붓에 간다고 하니 인도네시안 친구가 첫 번째로 추천해준 핫플레이스가 여기. 문 연 지 1년도 안 되었고, 위치도 조금 난감해서 아직은 시끌벅적하지 않은 우붓 중심가의 끄트머리, 경사로 초입인데다 눈에 띄는 간판도 없어서 하마터면 짬뿌한 릿지 워크까지 걸어갈 뻔. 인스타 검색하면 제일 많이 보이는 고양이 거울. 남들은 다 잘 찍는 거울 셀피 나도 한번 시도해보았으나 역시 안 될 일. 어차피 안 될 셀피는 재빨리 집어치우고 시원한 거, 맛있는 거 먹으러 2층으로- 높은 층고와 사방에서 쏟아지는 햇빛으로 어느 곳에 앉아도 포토존이 되는 카페 내부. 채광은 좋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비는 막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천장, 마음에 쏙 드는 티셔츠들: lazy fitness junky, lazy techno mo..
예전 우붓이 조용한 휴식을 위한 곳이었다면, 근래의 우붓은 서울 성수동과 상수동을 합쳐 놓은 것보다 더 힙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전 세계 요기니들이 인도가 아닌 발리로 몰려든 덕분에, 요가원 근처에 각종 비건, 베지테리언 음식점과 카페들, 오가닉 식품점과 화장품 가게들이 말 그대로 우후죽순. 그리고 가로수길 포화로 세로수길이 생겨나듯이, 우붓 메인 로드에서 조금만 더 골목으로 들어가면 생긴 지 얼마 안 되어 훨씬 힙한 음식점과 카페들이 빼곡하다. 도 그중 하나. 손을 통해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한다는 요가 용어인데, 엄지와 검지를 붙이고 있으니 Gyana Mudra. 누구와 합석해도 불편하지 않은 분들만 웰컴- 이런 오렌지색 햇빛이 식물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시간, 카페가 가장 한산한 시간이기도. 용과 ..
커피 산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그리고 그냥 커피보다 루왁 커피가 더 흔한 발리. 4~5년 전만 해도 원두 파는 곳만 많았지 커피 한 잔 제대로 마실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서울보다 더 힙한 카페들이 넘쳐난다. 문제는 우붓 중심가에 넘쳐나는 카페만큼 관광객도 넘쳐나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길만한 곳이 없다는 것. 그러다 몽키 포레스트 아래쪽 작은 동네 골목길에서 발견한 아지트 삼고 싶은 카페 보이는 이 공간이 카페 전부인 것에 한 번 놀라고, 카페 입구에 앉아 손으로 커피콩을 한 알씩 고르고 있는 이 청년에게 또 한 번 놀라고. 보고 있는 내가 등이 굽고 눈이 빠질 것 같은 작업을 미동도 없이 착착착- 채식주의자들의 천국답게 비건, 베지테리언 케이크 그리고 글루텐 프리 쿠키. 청년이 한 알씩 골라낸 커피콩을..
동남아에서 누리는 최고의 호사가 스파라면, 그에 버금가는 호사는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 보다 더 추천하고 싶은 호치민 스테이크 맛집 처음에 이름을 듣고 "stalker(스토커)?" 했는데, 외국인 막귀로 stalker[stɔ́ːkər]와 stoker[stóukər]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 모험과 사냥을 좋아했던 영국인 Francis Oldric C. Stoker (a.k.a. Fox Stoker/1891~1930)에 대한 설명이 메뉴 맨 처음에 한 바닥인데 솔직히 읽고 나서도 레스토랑과 무슨 상관인지 도통 모르겠고, 그냥 오마쥬만 이해하기로. 입구에서 바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드라이에이징 소고기가 주렁주렁- 식전빵과 갈릭 버터. 베트남은 프랑스 영향을 많이 받은 ..
2017년 홍콩 미슐랭에 새로이 이름을 올린 레스토랑 미식 천국 홍콩에서 스테이크는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었는데, 그 아쉬움을 덜어줄 수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가 나타난 것인가. 이름 한번 정직한 이 레스토랑은 몬테 카를로에서 왔다고 합니다. 마블링 훌륭한 대리석이 인테리어의 전부. 백색의 대리석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검은색 가구와 어두운 조명. 벌건 대낮이라 바는 텅 비었지만, 친구들 말로는 칵테일도 괜찮다고. MILANO, PARIS, CHICAGO, SYDNEY, TOKYO, 이렇게 다섯 가지 도시 이름을 붙인 런치. 각 런치 메뉴를 2코스로 할지 3코스로 할지에 따라 MILANO 2코스 270 HKD에서 TOKYO 3코스 500 HKD까지.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스테이크를 먹어야 하니 SYDNEY,..
여러 관광 식당에 실망하고 베트남 음식에 대한 기대가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쉐라톤 호텔 클럽 라운지 직원이 본인도 "특별한 날 가끔 가는 곳"이라고 추천해준 그래 또 이렇게 속는 셈 치고 가보는 것이 여행. 쉐라톤 호텔에서 도보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어두컴컴하고 좁은 골목 어귀에서 잠깐 멈칫했다가 네온사인 발견하고 냅다 뛰어서 도착. 정말 베트남스러운 곳이다. 중고등학생 때 본 영화 생각도 잠깐 나고. 2층에는 큰 방이 두 개. 한쪽 방에서는 파티인지 회식인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부어라 마셔라 하는 중. 인원만 맞는다면 파티나 회식 장소로 이만한 곳도 없겠다 싶을 정도로 전통적이면서도 깔끔한 공간. 잘 모르는 요리이거나 여러 가지 요리를 맛보고 싶을 때 이런 샘플러 ..
나트랑 관광 거리에서 3~4km 떨어진 까이 강가에 문을 연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운영 철학에 걸맞게 폐컨테이너와 재활용 소재로 만든 공간이 돋보이는 레스토랑. 1층에서는 쿠킹 클래스가 한창인데, 일정 중에 시간이 된다면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을 듯. 2층 발코니 테이블에 앉으면 까이 강과 강 건너편 수상 가옥의 풍경이 한눈에. 주문한 립이 장작불에 잘 익어가는 동안, 사이공 맥주를 딱 한 모금 마시고는 곧장 타이거 맥주를 추가 주문하는 불상사 발생.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직접 마셔봐도 그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을 사이공 맥주, 왜냐하면 정말 아무런 맛도 없는 연노랑 색의 액체이기 때문. 심지어 알코올이 들어있는지조차도 의심스러운 맥주.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나타난 시그..